검찰이 국립 한국교통대학교 항공 관련 학과의 입시 부정 의혹과 관련해 교수연구실과 학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청주지검 충주지청은 한국교통대 항공 관련 학과 사무실, 교수연구실 2곳, 입학 관련 부서 등을 압수수색해 입학 관련 서류 등을 살피고 있다고 9일 밝혔다. 검찰은 8일 이 학교 입학 관련 직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입학 과정 등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소환 대상·일정 등을 정하진 않았지만 다음 주께부터 항공 관련 학과 교수와 입학 관련 직원 등이 줄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이 학교 항공 관련 한 학과는 입시에 앞서 특성화고(공고, 상고 등), 여성 등을 입시에서 불합격 처리하는 내용을 담은 문건을 만들어 입시 차별 논란을 불렀다. 실제 이 학교 항공 관련 학과는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입학생 가운데 특성화고·여성 합격자가 한 명도 없었다.
이에 대해 오강석 교통대 홍보전략팀장은 “한 입학 사정관이 관련 문건을 만들어 입학 때 활용하려 했지만 면접에 참여했던 교수 2명이 동의하지 않아 실제 쓰이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두 교수도 문건과 별개로 자의적 판단에 따라 학생을 선발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입시 과정에서 특정 학교 출신, 여성 등이 배제됐다는 언론 보도 등이 있어 이 학교의 입시 부정 의혹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교수·직원 등의 개인 비리 혐의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학교 기자재 납품 과정에서 한 교수의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살피고 있다.
검찰은 이 학교 항공 관련 교수가 입시 과정에서 수험생에게 출신 가정·신체·인격을 비하하는 등 막말을 한 혐의도 조사할 참이다. 이 교수는 면접 때 “범죄율 높은 곳이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아들이다. 원하는 대로 안 되면 부수고, 찔러서 죽이고 이런 걸 제일 많이 하는 애가 너 같은 가정 스타일”이라고 한 학생의 인권 침해성 발언을 했다. 또 “뚱뚱한 것 같은 데 게을러서 그런가?”, “합격시켜주면 방망이를 하나 가져와. 언제든지 때려도 좋다는 전제조건으로”라는 말을 하기도 했으며, 면접 과정에서 팔굽혀펴기를 시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오강석 이 학교 홍보전략팀장은 “감사를 통해 이 교수가 면접 과정 때 수험생에게 인격 침해성 막말을 하는 등 품위를 손상한 것을 확인했다. 8일 감사처분심의위원회를 열어 중징계 조처하기로 결정하고 징계위원회에 넘겼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면접 과정에서 한 발언 취지가 왜곡됐다며 학교에 재심을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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