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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돼도 경비원 해고 대란 없었다

등록 2018-03-13 17:25수정 2018-03-13 20:59

단지마다 1~2명…서울선 총 305명 감소
시급 1047원 더 받고 근무시간은 141분↓
“일자리자금 역할 커…지방 정책도 중요”

지난 2월 성북구청에서 열린 ‘아파트 경비노동자 고용안정 및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설명회’에서 경비노동자들 손을 잡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영주 노동부 장관. 서울시 제공
지난 2월 성북구청에서 열린 ‘아파트 경비노동자 고용안정 및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설명회’에서 경비노동자들 손을 잡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영주 노동부 장관. 서울시 제공

서울 성북구 동아에코빌에서 일하는 김서현(65)씨는 2월에 월급 175만원을 받았다. 2000년 월 90만원씩을 받으며 경비원 일을 시작한 그는 올해 최저임금이 오른다는 소식에 가슴 졸였다. 한때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더 많은 월급을 받고 일한 적도 있었지만, 거기선 60살이 넘으면 그만둬야 했다. 또 2교대로 24시간 경비실의 불을 끄지 못하게 하는 아파트도 있었다. 그런 곳에선 모자를 눌러쓰고 경비실에 앉은 채 잠깐 눈을 붙이는 것이 전부였다. 지금 일하는 아파트 경비원 중엔 80살을 넘긴 사람도 있다. 그는 “해고없이 계속 일할 수 있는 곳이 더 좋다”고 했다.

서울시가 공동주택 총 4256단지 고용 현황을 전수조사했더니 최저임금 인상 전후 경비노동자 수는 2만4214명(2017년 8월 기준)에서 2만3909명(2018년 1월)으로 305명(100명 당 1.26명) 줄었다. 애초 보수 진영에선 최저임금 인상으로 아파트 경비원들의 대량해고가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으나,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물론 20명을 해고한 서울 서대문구 벽산 아파트 같은 사례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1~2명 감소하는 수준으로 평균 1.26%에 그쳤다.

대량해고가 없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일자리안정자금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2018년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경비노동자 임금은 시간당 7588원으로 1047원 인상됐고, 월평균 임금은 175만1000원으로 지난해보다 13만5000원 늘었다. 조사대상 공동주택 단지 가운데 67%가 최저임금 인상분 중 정부가 1인당 13만원을 지원해주는 ‘일자리안정자금’을 신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임금 못지 않게 노동시간 변화도 컸다. 하루 휴게시간은 지난해보다 38.9분 늘고 1주일 근무시간은 평균 141분 줄었다. 25개 자치구 별로 노동시간을 보면 강남구가 1주일 평균 53.61 시간으로 가장 길었고 용산구(48.81시간)가 가장 짧았다.

이번엔 대량해고가 없었지만, 앞으로 최저임금이 1만원까지 계속 올라도 경비원들은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본다. 경비원 고용 현황을 조사한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은 “내년에도 중앙정부가 최저임금 인상분 일부를 지원하고 지방정부는 아파트 환경·시설 개선을 돕는 등 세심하게 지원할 필요가 있다. 청소·경비 등 저임금 노동시장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연구하고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중앙정부의 지원은 같아도 지방정부들의 노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시는 지난 1월 경비원 고용유지특별대책반을 만들어 대량해고우려 단지를 조사하고 일자리안정자금 신청을 독려해왔다.

남은주 기자 mifo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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