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의혹이 불거진 안병호(70) 전남 함평군수가 3선 도전을 포기했다.
안 군수는 19일 군민에게 보내는 글을 통해 “정책은 사라지고 소문만 흉흉한 선거는 이제 접기로 했다. 이번 함평군수 선거에 나서지 않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안 군수는 “군정에 부담을 줄 수 없고 군민에게 혼란을 줘서도, 더불어민주당에 부담을 줘서도 안 된다고 판단했다.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지만 불출마가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군수는 이어 “지지했던 분들과 그렇지 않은 분들, 모든 분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 남은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함평 축협조합장 출신으로 2010년과 2014년 함평군수에 두 차례 당선됐고, 이번 선거에서 3선에 도전할 예정이었다. 그는 불출마 결정과는 별개로 성폭력 의혹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으로 명예를 되찾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이달 초 여성 3명이 잇따라 성폭행 의혹을 제기하면서 곤경에 처했다. 그는 2014년 9월 군수 집무실에서 ㄱ씨를 성추행했고, 같은 해 11월 나주 한 모텔에서 ㄴ씨를 성폭행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또 같은 해 12월 함평의 옛 군수집 부근의 차 안에서 ㄷ씨를 성추행했다는 의혹도 샀다. 그는 이들을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광주지검 목포지청에 고소했다. 그는 “의혹은 사실무근이다. 허위사실을 조작해 유포한 이들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 선거를 앞두고 나온 이번 폭로에 배후세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전남지방경찰청이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 3명을 상대로 조사에 나서고, 더불어민주당이 성폭력과 관련한 공직 후보 심사기준을 강화하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전남지역 시민사회단체도 군수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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