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성군 옥천사는 21일부터 전시회 ‘만행, 돌아온 성보전’을 연다. 왼쪽부터 대구 동화사 염불암 <지장시왕도>, 경남 고성군 옥천사 <제2초강대왕도>, 경북 울진군 불영사 <시왕도>. 옥천사 성보박물관 제공
도둑맞았다가 되찾은 대구 동화사 염불암 <지장시왕도>, 경남 고성군 옥천사 <제2초강대왕도>, 경북 울진군 불영사 <시왕도>가 함께 일반에 공개된다.
대한불교조계종 동화사와 옥천사는 옥천사 성보박물관에서 21일부터 6월30일까지 전시회 ‘만행, 돌아온 성보전’을 연다. 전시작품은 모두 저승 세계를 관장하는 시왕들의 재판 광경을 묘사한 시왕도다. 전시회와 별도로 24일 오후 1시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선 학술대회 ‘옥천사의 문화유산’이 열린다.
동화사 염불암 <지장시왕도>는 1841년 동봉법준 등 승려화가들이 그린 가로 150㎝, 세로 131.5㎝ 크기 작품이다. 시왕·판관·사자 등 인물의 자세가 자유로우면서 조화를 이룬 걸작이다. 1988년 8월5일 누군가가 훔쳐 미국으로 불법 반출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박물관이 소장하다, 2016년 동화사에 조건 없이 반환했다.
옥천사 <제2초강대왕도>는 보물 제1693호인 옥천사 <시왕도>의 한 부분이다. 1744년 효안 등 승려화가들이 그렸다. 제2초강대왕은 초강에서 망자의 죄를 심판하는 왕이다. 1976년 11월12일 도둑맞았는데, 프랑스인이 서울 인사동에서 구입해 소장하고 있었다. 2016년 옥천사로 돌아왔다.
불영사 <시왕도>는 1880년 서봉응순, 만파정탁 등 승려화가들이 그린 작품이다. 1989년 10월23일 도난 당시에는 5폭으로 이뤄진 작품이었는데, 지난해 문화재청과 대전지방경찰청이 수사를 통해 경기도 한 박물관에서 발견했을 때는 10폭으로 나뉘어 액자 형태로 된 상태였다. 되찾은 것은 이 가운데 7폭뿐이다.
옥천사 성보박물관은 “영남지역 성보 환수를 기념하고 아직도 만행 중인 성보의 귀환을 염원하는 뜻으로 전시회를 마련했다. 도난 성보를 환수하는 과정을 소개하는 자료도 공개한다”고 밝혔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