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립 100돌 맞아 성탄트리 변신
울산항을 드나드는 선박들의 뱃길을 밝히기 시작한 지 100년째 맞은 울기등대가 크리스마스 트리로 변신해 20여년만에 다시 바닷길을 밝힌다.
울산해양수산청은 29일 울기등대 건립 100돌을 맞아 높이 44.인 등대 꼭대기에 전구와 장식으로 꾸민 9m짜리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해, 다음달 2일부터 새해 1월10일까지 40일 동안 시민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906년 3월26일 불을 처음 밝힌 울기등대는 주변 소나무숲에 가려 제 구실을 못하게 되면서 1987년 새 등대에 자리를 내준 뒤 무용지물이 됐다가 지난해 12월 전망대와 야외공연장, 야생화단지 등을 갖춘 해양 친수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울기등대에 교회 탑에서나 볼 수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을 하면 주변 수목과 화암추등대 위에 설치될 트리와 어울려 대왕암 공원의 밤풍경을 수놓을 것으로 보인다. 방어진 연안의 밤바다를 항해하는 선박들도 크리스마스 트리가 장식된 울기등대를 감상할 수 있다.
울산해양수산청은 울기등대 트리 점등식이 열리는 다음달 2일부터 등대 개방시간을 오후 5시까지에서 밤 9시까지로 연장할 방침이다. 또 등대 건립 100돌을 맞아 3일 오후 1시부터 직원들로 꾸려진 아마추어 음악동호회 ‘해이락’의 공연을 펼치고, 17일부터 새해 1월22일까지 토·일요일마다 오후 3시에 청소년을 위한 ‘바다영화 무료상영회’도 열기로 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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