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청주 등의 기록적인 물난리를 뒤로하고 유럽 국외연수를 떠났다가 자유한국당(전 새누리당)에서 제명된 김학철, 박한범, 박봉순(왼쪽 부터)의원. 충북도의회 제공, 한겨레 자료사진
지방선거 때마다 넘치는 후보로 행복한 고민을 하던 자유한국당 충북도당이 6·13지방선거에선 후보난을 겪고 있다. 특히 도의원 선거구 29곳 가운데 8곳은 공천 신청자가 한 명도 없다. 지난해 7월 청주 등의 기록적인 물난리 때 유럽 국외연수를 떠났다가 ‘레밍’ 발언 등으로 물의를 일으켜 제명한 김학철(48·무소속·충주 1) 충북도의원 등의 복당설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당 충북도당은 도의원 선거구 8곳의 후보 추가 모집을 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해당 선거구는 청주 5곳, 옥천 2곳, 충주 1곳 등 8곳이다.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 강세 지역과 지난해 김 의원과 국외연수를 떠났다가 당에서 제명된 박봉순(59·무소속·청주 8), 박한범(57·무소속·옥천 1) 도의원의 지역구도 포함됐다.
김 의원 등의 복당도 거론된다. 봉종근 한국당 충북도당 사무처장은 “탄핵, 새 정부 출범 등 복합적인 문제로 구인난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김 의원 등의 복당은 신중하게 보고 있다. 김 의원 등이 구두로 복당 뜻을 전했지만 공식적으로 복당 신청을 한 것은 아니다. 다음 달은 돼야 복당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김 의원과 박봉순 의원은 복당, 박한범 의원은 무소속 출마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복당을 고민 중이다. 당 최고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해야 하므로 혼자 결정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를 주도한 대한애국당 집회 연단에 틈틈이 올라 애국당과 연계설도 나온다. 김 의원은 “애국당에서 충북지사 선거 출마 권유도 있지만 제 능력·경력·당선 가능성 등을 봤을 때 현실성이 떨어진다. 한국당 복당이 안 되면 무소속으로 도의원에 출마해 심판 받겠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충북지사 선거도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도의원 다수 의석을 낸 정당이 충북지사도 배출하는 등 도의원-지사 선거는 연동했다.
자유민주연합 바람이 분 민선 2기, 한나라당이 휩쓴 민선 3기는 정당을 옮겨 다닌 이원종 지사가 재선했다. 도의회 의석 28석 가운데 25석을 한나라당이 싹쓸이한 민선 4기 때는 정우택, 민주당이 도의회를 탈환한 민선 5기 때는 이시종 지사가 당선했다. 도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이 19대 8로 새정치민주연합을 압도한 지난 민선 6기 때 이시종 현 지사가 새누리당 윤진식 후보를 누른 것은 이변으로 꼽힌다.
이시종(가운데 연단) 충북지사가 20일 충북도청 기자회견장에서 충북지사 3선 도전을 선언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한국당이 후보난을 겪고 있지만 민주당엔 19일까지 도의원 후보 48명이 몰리면서 충북지사 선거도 민주당이 이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인지 이시종 충북지사는 20일 오후 사상 처음으로 충북지사 3선 도전을 선언했다.
엄태석 서원대 교수(정치학과)는 “충북 선거를 보면 기초 단체장·의원은 인물, 광역 단체장·의원은 정당·정치 성향을 보인다. 도의원과 도지사 선거가 연동하는 것은 ‘바람’을 타기 때문이다. 지금 판세로는 민주당 후보가 도백이 될 확률이 높다. 다만 본선보다 예선이 더 힘겨울 것”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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