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엑스(STX)조선해양 노동조합은 회사 쪽 구조조정 계획에 반발해 26일 무기한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이날 오후 창원시 안민터널~석동사거리 구간에서 거리선전전을 펼쳤다.
에스티엑스(STX)조선해양 노동조합이 전체 조합원의 72%가량을 줄이려는 회사 쪽 구조조정 계획에 반발해 26일 무기한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에스티엑스조선 노조는 이날 아침 8시 경남 창원시 진해조선소에서 파업출정식을 열고, 오후 2시 안민터널~석동사거리 구간 도로에 펼침막을 들고 길게 늘어서서 거리선전전을 펼쳤다. 노조는 “회사 쪽은 일방적으로 오는 30일까지 전체 조합원 690여명의 70%를 넘는 500명으로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이 가운데 398명을 협력업체 비정규직으로 재고용하겠다고 한다. 정규직을 잘라 비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회생 대책이 아니라 살인을 저지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현재 에스티엑스조선은 17척의 선박을 수주한 상태로, 인력을 줄일 것이 아니라 늘려야 할 상황이다. 노조는 인력 구조조정을 제외한 복지·임금 삭감 등 회사를 살리기 위한 모든 방안을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회사 쪽은 “인건비 기준 75%를 줄이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 노력을 하라는 것은 정부와 채권단이 에스티엑스조선을 회생시키는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회사를 살리고자 한다면 노·사 모두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회사는 모든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노조와 협상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 쪽은 또 “연간 30~35척을 건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연간 수주량이 20척을 넘기지 않는 데다 이것도 한꺼번에 건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노조 주장처럼 당장 인력 충원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에스티엑스조선은 현재 선박 5척을 동시에 건조하고 있는데, 가장 많이 진행된 선박의 공정률은 40% 수준으로 오는 9월 인도할 예정이다. 회사 쪽은 “시간 여유가 있기 때문에 노조의 전면파업이 당장은 선박 건조일정에 차질을 발생시키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3일 현재 희망퇴직 신청자는 15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 8일 정부와 채권단은 에스티엑스조선의 독자 생존을 위한 고강도 자구계획 실행과 특화선박 사업재편 방안을 담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계획안을 발표했다. 에스티엑스조선 회사 쪽은 이미 전체 조합원의 절반에 가까운 300~350명을 주 또는 월 단위로 순환 휴직시키고 있었는데, 정부 방침을 받아들여 지난 19일 고강도 자구계획을 발표했다. 주 내용은 △소형 가스선 중심으로 수주 확대 △불용자산 매각 △500명 구조조정을 통한 인건비 75% 감축 △학자금·장기근속포상금 전면 중단과 상여금 300% 감축 등이다. 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