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1990년 3당 합당으로 민주자유당이 출범한 뒤 지금까지 치른 여섯차례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16개 기초단체장 96명 가운데 81명(84.4%)이 자유한국당의 뿌리인 민주자유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 후보였다. 나머지 15명(15.6%)은 무소속이었다.
26일까지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6·13 지방선거 16개 기초단체 구청장과 군수 예비후보 58명 가운데 여성은 10명이다. 이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아닌 정당의 여성 후보는 7명이다. 이들은 한국당이 아닌 정당 간판을 달고 부산에서 처음으로 한국당의 아성을 넘어서려고 도전장을 내고 나섰다.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문재인 대통령의 노모가 사는 영도구다. 이곳에선 더불어민주당 박영미(56) 예비후보가 3선으로 물러나는 자유한국당 어윤태 구청장 자리를 노리기 위해 뛰고 있다. 박 예비후보는 먼저 같은 당의 남성 후보 3명을 꺾어야 한다.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박 예비후보는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와 문재인 대통령 후보 부산선거대책위원회 상임선거대책위원장 등을 지냈다. 노무현재단 부산지역위원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그는 노무현·문재인 전·현 대통령 지지자의 전폭적인 지지에 기대를 걸고 있다. 만약 박 예비후보가 본선에 오르면 한국당의 황보승희(41) 전 부산시의원과 맞대결이 유력하다.
북구에선 정명희(52) 전 부산시의원(민주당)이 3선에 도전하는 황재관 구청장(한국당)의 아성을 무너뜨리려고 나섰다. 정 예비후보는 당내 교통정리를 통해 지역구를 북구로 선택해 이변이 없으면 사실상 공천을 확정지은 상태인데, 황 구청장을 꺾을지 관심이 쏠린다.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곳은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재수 전 참여정부 행정관이 재선의 박민식 새누리당 후보를 꺾은 곳이기도 하다.
부산진구에선 김명미(52) 참여네트워크 전국 공동대표와 서은숙(50) 전 구의원이 민주당 간판을 달고 무주공산이 된 구청장을 노리고 있다. 두 사람 가운데 승자가 본선에서 한국당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벌인다. 민주당은 2년 전 20대 총선 때 부산진구에서 1승1패를 기록했다. 부산진구갑에선 민주당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부산진구을에선 이헌승 한국당 의원이 당선됐다.
한국당의 텃밭 가운데 텃밭으로 불리는 수영구에선 김혜경(54) 전 부산와이더블유시에이(YWCA) 사무총장이 민주당 간판을 달고 3선 연임으로 물러나는 박현욱 구청장의 빈자리에 도전하고 있다. 김 사무총장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면 3선 강성태 부산시의원(한국당)과 맞붙을 수 있다.
금정구에선 정미영(51) 금정구의원이 3선에 도전하는 한국당 원정희 구청장에게 도전하고 있다. 배지영(41·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위원) 민중당 예비후보는 3선 연임으로 물러나는 남구청장 자리를 노리고 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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