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들의 경쟁이 도지사 선거 본선보다 뜨겁다. 일부 후보끼리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하고, 이에 맞서 검찰에 고발하는 등 선거전이 거칠어지고 있다. 제주도지사 민주당 예비후보에는 김우남·문대림·박희수·강기탁 후보 등 4명이 나섰다.
김우남 예비후보 쪽 고유기 대변인은 27일 문대림 예비후보의 과거 도의원 시절 ‘부동산 투기 의혹’을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졌다. 고 대변인은 지난 26일에도 기자회견을 열어 문 예비후보의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 인근 토지매매는 전형적인 부동산 투기라며 문 후보 쪽의 해명을 요구했다.
고 대변인은 “문 예비후보가 2005년 9월 송악산 일대 땅을 지분형태로 사들였다. 문제는 도의원이 된 2006년 7월 이후 부동산 사고팔기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등 투기적 양상으로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문 예비후보는 2005년 9월 송악산 인근 대정읍 상모리 275번지 4387㎡의 절반을 샀고, 2007년 8월과 10월에는 인근 279-1, 279-2번지 토지를 3인 명의로 공동매입했다. 그 뒤 문 예비후보는 2010년 4월 275번지를 2필지로, 279-2번지를 2필지로 나눠 다음달 매각했다.
고 대변인은 “이런 분할은 땅 투기의 전형적인 방식인 토지 쪼개기다. 문 예비후보는 송악산 땅 사고팔기를 통해 최소 5억원 상당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또 이 땅은 애초 송악산 개발사업 예정지에 포함돼 관광지구 및 유원지로 지정됐다가 2008년 12월과 2010년 3월에 해제됐다. 문 예비후보가 2007년 토지 매입 당시에는 제주도가 유원지 해제 등을 검토하던 시기였던 점을 주목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대림 예비후보 쪽은 27일 오후 고 대변인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문 예비후보 대변인실은 “부동산 투기 의혹은 명백한 음해이고 고의적이며, 악의적인 해석으로 더는 인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문 후보 쪽은 “고 대변인이 주장한 쪼개기 개발은 토지대장이나 등기부등본에 대한 무지와 악의적 발상에 나온 것이다. 문 예비후보가 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소속으로 유원지 해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다”고 주장했다.
박희수 예비후보도 이날 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후보 쪽의 반박 가운데 토지매입 경위나 되팔기 등 일련의 과정 설명이 일반인이 보더라도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이다”며 △경선후보자 도덕성 검증 △부동산 투기 의혹 △우근민 전 지사와의 관계를 해명할 것을 요구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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