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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범죄에 어떻게 맞설 것인가?

등록 2018-04-03 13:18수정 2018-04-03 14:05

우문영 경남경찰청 홍보계장 <범죄 콘서트> 발간
“체계적 사고와 데이터 분석으로 전체를 파악해야”
우문영 경남지방경찰청 홍보계장이 각종 범죄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해결방안을 고민한 <범죄 콘서트>를 최근 펴냈다.
우문영 경남지방경찰청 홍보계장이 각종 범죄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해결방안을 고민한 <범죄 콘서트>를 최근 펴냈다.
합법과 불법 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조직폭력배는 소득이 높은 직업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절대 아니다.

2016년 11월 기준 경찰이 관리하는 조직폭력배는 214개 파 5270명이다. 이들 가운데 수감돼 있는 202명을 상대로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조사한 ‘2016년 조직구성원의 월평균 수입’을 보면, 36.6%(74명)가 100만원 이하였다. 월 1000만원 이상 고소득자는 6.4%(13명)에 불과했다. 전체 응답자의 60%가 월평균 300만원 미만이었다. 10년 전 조사 결과에 견줘, 오히려 소득이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저도 응답자가 어느 정도 부풀려서 답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누적 관객수 1298만여명을 기록한 영화 <도둑들>에서처럼 전문절도단은 소득이 높은 직업일까? 이 역시 결론은, 아니다. 절대 아니다.

금고를 여는 등 전문기술자 3명과 망을 보거나 물건을 나르는 단순가담자 2명 등 5명으로 이뤄진 전문절도단이 있다고 가정하자. 1인당 전문기술자는 월 500만원, 단순가담자는 월 300만원을 챙긴다면, 전체 인건비는 월 2100만원이다. 여기에 차량 관리비 등 비용과 조직운영비를 고려한다면, 최소한 월 3000만원 이상 소득을 올려야 한다. 하지만 월 3000만원 이상 소득을 꾸준히 올리는 전문절도단을 운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게다가 언제 붙잡힐지 모르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번 돈을 유흥비로 탕진할 가능성이 크다.

우문영 경남지방경찰청 홍보계장이 최근 <범죄 콘서트>를 펴냈다. 저자는 책 서문의 제목을 ‘진화하는 범죄, 종합학으로 맞선다’로 정한 것처럼, 27년 동안 경찰로 활동하며 경험하고 고민한 많은 문제를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며 해결방안을 찾고 있다. 경찰대를 졸업하고 경찰로 재직하면서, 다시 대학에 들어가 경찰 업무와 다소 거리가 먼 재무부동산학과 도시공학을 전공하고, 아프리카에서 1년가량 ‘외도’를 한 그의 이력이 범죄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눈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줬을 것으로 짐작된다.

<범죄 콘서트>는 도박, 절도, 마약, 장기밀매, 조직폭력, 보이스피싱 등 범죄를 12개 유형으로 나눠 다루고 있다. “국내에서 장기 이식수술을 받지 않았는데도 이식 후 면역치료를 받는 환자가 2000~2016년 2206명이나 되는 점으로 볼 때, 장기매매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고 하는 등 일반인들이 구하기 어려운 각종 자료와 통계를 이용한 분석도 돋보인다. <마이너리티 리포트> <트루먼 쇼> <타짜> <도둑들> <청년경찰> <범죄와의 전쟁> 등 범죄를 다룬 영화를 끌고 와서 소개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주제임에도 책장이 쉽게 넘어간다. 범죄의 유혹에 노출돼 있거나, 범죄를 다소 낭만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청소년에게 권할만한 책이다.

“선배 경찰들은 수사는 ‘발품’으로 한다고 했다. 공부에 왕도가 없듯이 수사에도 지름길은 없다. 묵묵히 정도대로 가야 하는 길이고, 그러려면 수사시간의 총합만 요구될 뿐이다.”

저자는 “숲 속에서 나무만 보면 방향을 잃듯이 체계적인 사고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전체를 파악하는 눈을 가져야 한다”고 후배 경찰들에게 조언한다. 출판회사 유리창 펴냄. 1만5000원. 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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