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70주년을 맞아 7일 주말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국민문화제가 열린다.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4·3 범국민위)는 7일 오후 6시30분부터 서울 광화문 북광장에서 ‘제주4·3항쟁 70주년 광화문 국민문화제’를 연다고 6일 밝혔다. 이번 국민문화제는 4·3 희생자들 넋을 기리고 ‘변방’에서 일어났던 4·3을 서울에서 알리기 위한 것이다.
이날 무대는 ‘70년, 끝나지 않는 노래’를 주제로 1부에서는 제주 방언으로 노래를 부르는 밴드 사우스카니발의 무대와 ‘4·3 프로젝트 밴드’, 4·3의 아픔을 보여주는 마임 ‘일어나요, 할망’ 등 다채로운 공연이 꾸려진다. 극단 ‘경험과 상상’은 4·3의 도화선이 된 1947년 3·1절 기념대회가 열린 제주시 관덕정 광장을 재현하는 무대를 만든다. 이어 2부에는 가수 안치환과 멜로망스, 전인권 밴드 등이 출연한다.
대학 재학 때 4·3을 소재로 한 이산하의 장편 서사시 ‘한라산’을 읽고 ‘잠들지 않는 남도’를 작사·작곡한 가수 안치환은 이번 콘서트에서 제주도민의 슬픔을 담담하게 표현한 신곡 ‘4월 동백’을 선보인다.
문화제 행사 전인 7일 오후 4시30분 제주4·3유족회와 제주4·3 70주년기념사업위원회,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가 공동으로 ‘4·3 학살에 대한 미국의 책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의 공식 사과와 4·3 당시 미군정과 미 군사고문단의 역할에 대한 진상조사를 촉구할 예정이다.
앞서 6일 저녁 7시30분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 1층에서는 일본에서 제주4·3의 비극을 그린 소설 <화산도>를 쓴 재일동포 작가 김석범씨와 국내에서 처음으로 4·3을 알린 소설 <순이 삼촌>의 작가 현기영씨가 대담하는 ‘4·3을 말한다’ 행사가 문학평론가 노지영씨의 사회로 열렸다.
김씨는 1976년부터 20여년 간 12권 분량의 소설 <화산도>를 연재해 국제사회에 4·3의 참상을 알렸다. 김씨는 이날 “일본에서 4·3을 쓰는 것이 쉽지 않았다. 지금도 4·3이란 단어만 들어도 조건 반사적으로 눈물이 나온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현씨는 “4·3은 제주만이 아닌 대한민국의 역사다. 해방공간 한반도가 겪었던 모순, 민족적 모순이 제주에서 집약된 사건”이라며 “4·3이 역사에 자리매김하도록 온 국민이 자세히 알아야 하고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담에는 200명이 넘는 관객이 자리를 채워 4·3의 의미를 되새겼다.
허호준 신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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