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정화조 백골 주검 필리핀 출신 노동자 추정

2년 전 실종…경찰, 타살 혐의 무게 두고 수사 중

한겨레 자료사진

지난 3일 경기도 화성시 한 도장공장 정화조에서 발견된 백골 주검은 2년여 전 인근 공장에서 사라진 필리핀 국적의 외국인노동자인 것으로 잠정 결론 났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화성서부경찰서 수사전담팀은 주검과 함께 발견된 옷가지로 탐문 조사한 결과, 피해자는 인근 공장에서 일하던 필리핀 국적의 남성으로 추정된다고 9일 밝혔다. 이 남성은 30대 초반으로, 2014년 8월 E-9(비전문가취업) 비자로 입국한 뒤 주검이 발견된 도장공장 인근에 있는 다른 공장에서 근무하다가 2016년 1월께 갑자기 사라졌다. 당시 업체 쪽은 이 노동자가 무단으로 이탈한 것으로 고용 당국에 신고한 바 있다.

경찰은 백골 주검과 함께 발견된 초겨울용 점퍼와 반소매 남방, 신발을 단서로 주변을 탐문하던 중 공장 노동자들한테서 사라진 필리핀인으로 보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 해당 노동자의 페이스북 계정을 뒤지던 중 같은 옷과 신발을 착용하고 생전 찍었던 사진도 확인했다.

경찰은 이 노동자가 타살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2년여 전 근무한 공장 등 주변인들을 수소문해 용의자를 쫓고 있다. 숨진 노동자와 같은 공장 기숙사에서 생활한 외국인노동자 가운데 3명은 이미 자국으로 출국한 상태이며, 현재까지 기숙사에 남아 있는 노동자는 2명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3일 정화조 청소 과정에서 나온 점퍼에서 뼛조각이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고 도장공장 정화조 안에서 백골화한 주검을 수습했다. 김기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