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농민들, 저온살균 우유·비닐재배 버섯 등 활로 모색
“고품질 농·축산물로 수입개방 파고를 헤쳐나간다.”
울산에서 농민들이 기존 재배·사육법에 아이디어와 과학기술을 접목시켜 부가가치가 높은 농·축산물 생산에 나서고 있다.
300마리의 한우를 키우고 있는 북구 농소동 시례농장은 지난해까지 여느 농가들처럼 소들에게 짚과 풀 등 조사료를 먹인 뒤 옥수수 등 배합사료를 따로 먹였으나, 올해부터는 조사료에 배합사료를 섞어 먹이고 있다. 조사료와 배합사료를 섞어 먹이면 소가 되새김질 하면서 영양분 흡수를 훨씬 많이 하게 돼, 1등급 육질·육량 비율이 기존의 44%보다 갑절 가량 높은 89%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육된 한우는 조사료와 배합사료를 따로 먹인 한우보다 시장에서 한 마리에 200만원 이상 더 받을 수 있다.
울주군 두서면 신우목장은 2001년부터 파스퇴르법을 이용한 최고급 우유를 생산하고 있다. 몇초 동안 고온살균하는 일반우유와는 달리 65℃에서 30분 동안 저온살균하는 파스퇴르법은 그만큼 생산비가 많이 들어가지만 신선도와 청결도가 더 높은 강점이 있다. 이 우유는 판매값이 500㎖에 1800원, 1ℓ에 3600원으로 일반우유보다 갑절 가량 비싸지만, 당일 오후 초록마을 등 유기농 전문매장에 하루 2t 가량 납품하는 등 해마다 매출액이 갑절 가량 늘고 있다.
느타리버섯을 재배하는 지역 농가 3곳은 볏짚과 솜으로 버섯을 재배하지 않고 비닐을 아래위로 씌워서 재배하는 ‘비닐멀칭재배’, ‘병버섯 생력화 액체종균 생산’, 톱밥 등 영양물질로 재배하는 ‘배지제조 생력화’ 등의 기술로 고품질 버섯을 재배하고 있다.
울산시 농업기술센터 윤주용 계장은 “수입개방 파고에 시름하고 있는 농민들이 아이디어와 과학기술을 잘만 이용하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고소득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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