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고에 앞서 우수한 학생 선발했으나 폐지되면서 경쟁률 하락 우려
신입생 모집 선발 문턱을 낮추고 있지만 경쟁률 하락 피하기 힘들 듯
8월 발표하는 교육부 대입정책이 최대 변수가 될 듯
신입생 모집 선발 문턱을 낮추고 있지만 경쟁률 하락 피하기 힘들 듯
8월 발표하는 교육부 대입정책이 최대 변수가 될 듯
부산시교육청이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특목고)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의 우선 모집을 폐지하면서 특목고와 자사고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인재를 먼저 영입하는 혜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11일 부산시교육청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의 중3년생이 지원하는 2019학년도 특목고와 자사고 선발방법이 바뀐다. 과학고·예술고·마이스터고·부산체육고만 일반고 원서접수 기간인 12월10~12일 이전에 신입생을 먼저 모집한다. 지금까지 일반고 원서접수 기간 이전에 신입생을 모집했던 특목고인 부산국제고·부산외국어고·부일외국어고·부산국제외고와 자사고인 해운대고는 일반고와 같은 시기에 원서를 낸다.
특목고와 자사고에 지원했다가 탈락하면 일반고에 배정된다. 일반고 지원자는 희망학교를 지원할 수 있지만 특목고와 자사고 탈락자는 시교육청이 임의로 배정한다.
특목고와 자사고는 1단계 서류전형을 통과한 정원의 1.5~2배수를 대상으로 2단계 면접을 하는데 부산국제고·부산외국어고·부일외고·부산국제외고는 2019학년도부터 서류전형 핵심인 영어 내신성적을 반영하는 방법을 변경한다. 중2 내신성적은 절대 평가방식의 학업성취도(A는 90점 이상), 중3 내신성적은 상대 평가방식(1등급은 상위 4% 이내)을 적용했으나 2019학년도부터 중2~3 영어 내신성적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동점이면 국어·사회과목의 학업 성취도를 반영한다. 중학교 교과목의 학업 성취도가 과목별로 20~50%에 이르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특목고의 입학 문턱이 낮아진다.
부산의 특목고들이 영어 내신성적을 절대평가로 바꾸는 것은 교육부의 지침도 있지만 후기모집으로 바뀌면서 경쟁률 하락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실제 부산 특목고와 자사고의 일반전형 경쟁률은 최근 3년 동안 부산국제고를 빼고 1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표 참조) 해운대고는 2018학년도 신입생 경쟁률이 0.92대1이었는데 처음으로 정원에 미달했다. 예전에 치열했던 경쟁률에 견주면 격세지감이다.
2019학년도부터 새로운 시스템이 적용되는 부산 특목고와 자사고의 입학 경쟁률을 예상하는 시각은 두 갈래다. 하나는 대규모 미달 사태가 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현상이 일어난 학교는 일반고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 지난해 부산의 특목고 4곳 가운데 1곳이 일반고 전환을 시도했으나 시교육청이 반려했다. 반론도 있다. 특목고들의 거품이 빠진 상태인 데다가 입학 성적 산출기준이 절대평가제로 바뀌면 지원자들이 다소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는 8월 교육부의 대입 정책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도 있다. 입시전문가들은 대체로 교육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지금처럼 9등급의 상대평가를 유지하면서 수능시험 성적으로 가는 정시모집 비율을 늘리면 수능시험에 강한 특목고가 유리해 신입생 경쟁률이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거꾸로 수능시험 모든 영역이 절대평가로 변경되거나 내신성적이 현재의 상대평가를 유지한다면 일반고가 상대적으로 유리해져 특목고 경쟁률이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의 한 특목고 관계자는 “정부의 대입 정책이 평준화이므로 장기적으로 특목고 경쟁률이 낮아질 것이고 결국 재정난을 견디지 못한 특목고는 일반고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특목고와 자사고가 모두 일반고로 전환하면 해마다 100억원 이상 지원해야 하는데 재정 부담이 있어서 한꺼번에 일반고 전환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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