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삭감으로 파행 운영 위기에 몰렸던 성남시민프로축구단이 성남시 의회와의 갈등을 풀고 정상화 길을 텄다. 사진은 축구단 경기 응원 모습. 성남시민프로축구단 제공
2014년 경기도 성남시의 시민구단으로 재창단한 뒤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성남시민프로축구단(성남FC)이 파행 운영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성적 부진과 불투명한 재정 운영 등을 문제 삼아 갈등을 빚던 성남시 의회가, 구단 쪽의 경영쇄신 등 자구계획을 받아들여 관련 예산을 가결했기 때문이다.
17일 성남시의 말을 종합하면, 성남시 의회는 지난 16일 제237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성남시민프로축구단의 올해 운영비 55억원을 반영한 추경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앞서 축구단은 지난해 12월 정례회 본회의에서 운영비로 70억원의 예산을 요청했지만 55억 원이 삭감된 채 15억원만 받았다. 당시 전액 삭감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구단은 최대 2개월 치 인건비와 운영비에 해당하는 15억원과 스폰서 광고비를 조기 집행하는 방식으로 3개월을 버텼다.
이 때문에 이번 회기에서 축구단 운영비 예산이 통과되지 않으면, 선수단과 사무국 인건비 지급은 물론 유소년 지원이 중단돼 심각한 위기에 놓일 뻔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 주도의 성남시 의회는 그동안 ”구단이 2부리그 강등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었고, 구단의 세금 용처 정보도 공개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예산을 삭감하는 등 구단 쪽과 대립해왔다.
그러나 지난달 말 구단 대표가 사직하고, 새로 취임한 윤기천 대표가 경영쇄신 자구계획을 시의회에 제출하면서 대립각을 풀고 운영예산이 통과됐다.
윤 대표는 “앞으로 예산 운영의 투명성을 담보하기 위해 시 지원 예산의 사용명세와 분기별 재정운영상태 감사결과를 홈페이지 공개하겠다. 또 올 하반기부터 대표이사의 급여 10%를 반납하는 등 예산 절감 자구책을 마련해 재정 건전성을 꾀하겠다”고 말했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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