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남지사 경선이 끝나면서 본격화한 전남도교육감 선거전이 “안정이냐, 개혁이냐”로 압축되는 양상이다. 특히 초반 판세가 양강구도로 나타나자 인물과 정책을 앞세운 세 대결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24일까지 선관위에 등록한 전남도교육감 예비후보는 고석규(62) 전 목포대 총장, 오인성(63) 전 나주교육장, 장석웅(63)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 등 3명이다.
고·오 후보는 이달 초 장만채 전 전남도교육감이 전남지사로 말을 바꿔 탄 뒤 뒤늦게 출마를 선언했다. 고 후보는 2014년 지방선거에서 장 전 교육감의 상임선대본부장을 맡은 각별한 사이다. 국립대 총장 출신으로 포용과 창의를 중시하는 성향도 비슷하다. 오 후보는 장 전 교육감이 발탁해 교원인사과장과 나주교육장을 지냈다. 40년 동안 교사·교감·교장·장학사·장학관 등으로 학교와 행정을 경험한 전문가임을 강조한다. 장 후보는 지난해 12월 전남 민주진보교육감 경선에 뛰어들어 단일 후보로 선출됐다. 장 후보는 “전남교육을 개혁하는 촛불교육감이 되고 싶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혔다.
출신에서도 대학총장, 초등교육장, 중등 평교사 등으로 다르다. 경력은 차이가 더 뚜렷하다. 고·오 후보는 비교적 순탄하게 교육자로서 활동해 안정감을 주고 있다. 장 후보는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 구속·해직의 아픔을 겪는 등 개혁적 이미지가 강하다. 후보들의 선거 구호에서도 교육관을 엿볼 수 있다. 고 후보는 ‘사람 중심의 포용교육, 미래를 여는 창의·융합교육’을 약속했다. 오 후보는 ‘살아있는 교육, 의미있는 학교’를 내걸었다. 장 후보는 ‘학교를 학교답게, 교육을 교육답게’를 방향으로 삼았다.
이런 기조는 정책과 공약에도 반영되어 있다.
고 후보는 “장 전 교육감이 직무수행을 잘했다”며 전남형 교육모델 개발과 애듀버스 운행 확대 등을 약속했다. 오 후보는 “전남교육의 내부를 꿰뚫고 있다”며 융합교육센터 설치와 전일제학교 운영을 내놓았다. 장 후보는 “전남교육은 획기적 변화가 필요하다”며 도민과의 협치위원회 구성, 평화통일교육 활성화 등으로 차별화를 추구했다.
여론조사에선 고·장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1·2위를 기록하고, 오 후보가 뒤따르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들의 당락에는 촛불 이후 농산어촌 주민의 바람, 유권자 40%인 동부의 표심, 교육과 정당의 제휴 등 정치적 변수 등이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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