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서울광장에 만들어진 한반도 모양의 꽃밭 서울시 제공
27일 3차 남북 정상회담이을 맞아 이 역사적 장면을 시민들이 함께 지켜보는 행사들이 준비된다. 지방정부가 마련한 행사뿐 아니라, 영화동아리 모임이나 여행단 등 시민들의 자발적인 자리도 많이 마련된다.
정상회담이 생중계되는 서울광장 한쪽에선 지난 정상회담 역사를 기록한 사진전이 열린다. 서울시 제공
■서울광장 중심은 한반도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서울시는 시청광장 동편에 가로 5.5m, 세로 2.5m의 대형 엘이디(LED) 스크린을 설치했다. 11년 만에 남북 정상이 만나는 감동의 순간을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시청광장에는 한반도 모양의 대형 판도 마련됐다. 시민들은 이 판에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나 남북 정상에게 바라는 내용을 직접 적어 붙일 수 있다. 서울광장 중심부에는 약 1000㎡의 한반도 모양 꽃밭도 만들어졌다.
지난 24일부터 대전에선 정상회담을 축하하는 글을 붙인 시내버스가 달리고 있다.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대전본부는 통일단체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정상회담 환영 광고를 615번 시내버스에 붙였다. 이 버스는 대전 대덕구 읍내동에서 서구 정림동까지 운행하는 노선이다.
■월드컵 응원하듯 함께 시청 광주에선 시민들이 영화관에 모여 함께 정상회담을 본다. 광주영화영상인연대는 27일 오전 광주시 동구 서석동 광주영상복합문화관에서 남북 정상회담 생중계 방송을 상영한다. 시민들은 영화관 대형 스크린을 통해 남북 정상이 만나는 역사적 장면을 함께 본다. 생중계 방송 중에는 이신 통일사회연구소장이 이번 정상회담의 의미와 전망 등을 설명한다. 광주영화영상인연대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도 ‘잔치’의 하나인만큼 월드컵 경기 때처럼 시민들이 함께 모여 시청하면 감동이 몇 배로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은 아직 열리지 않았지만 시민들의 마음은 벌써 통일 이후를 달린다. 광주광역시 시민들은 ‘기차 타고 신의주 가즈아~’라는 주제로 남북을 달리는 평화통일 탐험대를 모집 중이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등 20곳이 제안한 이 사업에는 이틀 만에 180여명이 신청했다. 이번 정상회담이 잘 마무리되면 여행사를 통해 목포~광주~서울~평양~신의주 구간 939㎞를 기차로 돌아보는 여행을 추진하기로 했다.
경기 고양시 시민사회단체들은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27일 일산 킨텍스 주변에서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한반도기 인간띠 잇기’ 행사를 연다. 24개 시민단체 회원 200여명은 이날 오전 가로 90cm, 세로 60cm 크기의 한반도기 200여장을 끈으로 연결해 킨텍스 1전시장 인근의 2.5㎞를 행진할 예정이다.
27일 프레스센터가 마련되는 일산 킨텍스 전시관 앞에선 남과 북이 하나로 섞이는 날을 기대하며 시민들이 200인분 비빔밥 만들기 행사를 연다. 고양시민회 제공
■광주·부산 교실에도 생중계 남북 정상이 만나는 시간은 아침 9시30분. 부산, 광주, 전북, 경남에선 학교 교실에서 텔레비전을 통해 정상회담 생중계를 시청하도록 각급 학교에 권유했다. 일부 학교에선 분단과 한반도 평화에 대해 토론하기도 한다. 김승환 전북교육감은 “학생들이 역사적 순간을 직접 시청하며 많은 것을 느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웃 일본에서도 정상회담을 축하하는 모임이 열린다. 일본 야마나시현에 사는 재일동포 양남인(86)씨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맞아 동포들에게 사발통문을 돌리며 축하모임을 열자는 제안이 쏟아지고 했다. 양씨는 “남북 정상이 만나는 게 얼마만이냐. 이번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며 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했다.
정대하 안관옥 허호준 박임근 박경만 송인걸 김영동 김미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