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제주국제공항에서는 관광객들이 텔레비전에서 생중계되는 남북정상회담을 주의 깊게 시청하고 있다. 허호준 기자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전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한 관광객들은 걸음을 멈추고 텔레비전에서 생중계되는 남북 정상이 만나는 모습을 보며 박수를 치는 모습이 보였다. 일부 관광객들은 여행길을 잠시 멈추고 텔레비전 앞에 앉기도 했다.
2박3일 일정으로 아들과 둘이만 여행을 온 전향수(44·서울)씨는 “남북정상회담이 기대된다. 감동적인 장면이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 보수세력들의 방해만 없었으면 좋겠다. 언제까지 남북이 이념대결을 해야 하는가. 그만둬야 한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충남 천안시에서 온 최아무개(28)씨는 “긴장 완화와 비핵화가 쉽지는 않겠지만, 남북 정상의 만남을 계기로 서로 얘기가 잘 풀렸으면 한다. 아직은 지켜봐야 하는 단계인 것 같다”고 말했다. 2박3일 일정으로 온 백기수(38·서울)씨는 “김대중 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때와 비슷한 것 같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감동적인 것만은 틀림없다. 만남으로 끝날지, 아니면 남북관계의 획기적 진전을 위한 결과가 나올지 매우 궁금하다. 남북관계가 긍정적으로 진척돼 남북이 잘 사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남북 정상들의 만남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는 관광객도 있었다. 환갑을 맞아 초등학교 동창들과 여행 온 강연재(60)씨는 “북이 핵을 실제로 포기할 지 진의가 의심스럽다. 경제 제재를 피하기 위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크게 기대를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