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 도보다리를 산책하며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판문점 선언으로 남북화해 분위기 조성되면서 광주·전남지역의 남북교류 사업 추진에 기대가 크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27일 남북정상회담의 성사로 최근 몇해 사이 남북관계의 경색으로 활로를 찾지 못했던 내년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북한 선수단 참가와 평양 발효 콩 공장 설립 지원 등 대북교류 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오월에서 통일로’라는 주제로 체육·문화·민간지원 등 세 분야에서 광주형 남북교류 협력사업을 추진한다. 특히 내년 7월12일 개막하는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북한 선수단을 참가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광주시는 지난 2015년 열린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에 북한 참가를 추진하다 무산된 바가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활발해진 정부의 협조체계를 활용하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는 ‘평화의 물결 속으로’(DIVE INTO PEACE)라는 대회 구호에 맞춰 오는 9월 수영대회 300일 전 남북 문화공연을 추진한다. 조영택 조직위 사무총장은 “내년 대회는 남북정상회담과 평창올림픽 등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그간의 노력이 활짝 꽃피우는 행사로 준비하겠다. 내년 사전 점검대회 때 북한 선수단이 참가하고 광주에서 북한 선수들이 전지훈련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광주시 양궁선수단과 북한 선수단의 공동 전지훈련도 검토하고 있다. 합동훈련과 기술·경기물품 등 지원을 통해 교류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올해 하반기에 열리는 광주비엔날레에 북한 참관단을 초청하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북한 문화 특별전을 개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념 색이 옅은 동양화, 도자기, 유물 등부터 전시한다.
민간 분야에서 유치원·학교·병원 등 취약계층 공동생활시설을 대상으로 신재생 에너지 자립마을 시범사업 시행도 검토하고 있다. 재원은 2004년부터 적립해 44억원이 확보된 남북교류협력기금을 사용한다. 북한에 200∼300가구 규모의 신재생 에너지 타운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광주시는 2007년 수해지역 주택복구 지원(1억7천만원), 2008∼2009년 평양 배합사료 생산공장 건립 지원(6억7천400만원) 등을 했다.
전남도는 2007년 10월 준공한 평양 발효 콩 공장에 이은 제2공장 설립을 지원할 계획이다. 전남도는 2008년 제빵기계를 지원하고 2공장을 위해 2억원을 지원하려 했지만 장기간 진전이 없었다.
문화 교류를 위해 오는 9월 개최 예정인 세계 수묵화비엔날레에 북한 작가와 작품을 초청할 계획이다. 지난 2015년 제안한 ‘땅끝 협력사업’도 다시 추진할 수 있다. 남북 땅끝 지역이 있는 상징성을 고려해 전남과 함북이 협력하며 구체적으로는 산모와 불우이웃에게 미역과 쌀을 보내는 인도적 내용이다.
평양 여자 실업 배구단과 전남 대학 배구단의 친선 경기 논의도 재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남도 쪽은 “선언 이후 통일부에서 대북제재 해제 등 후속 조처를 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 방침이 확정되면 즉각 남북교류 협력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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