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징용으로 아버지를 잃은 유족이 1일 경남 창원시 정우상가 앞에 세워진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붙잡고 “아버지”를 부르며 울부짖고 있다.
경남 창원시의 대표적 번화가인 의창구 정우상가 앞 인도에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이 세워졌다. 전국 네번째 강제징용 노동자상이다.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 경남건립추진위원회’는 1일 노동절을 맞아 경남지역 노동자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우상가 앞에서 노동자상 제막식을 열었다. 노동자상은 남자 어른, 10대 소녀, 남자 어린이 등 3명이 등을 맞대고 기단 위에 서 있는 모습으로 제작됐다.
남자 어른은 탄광 노동자를 상징하는 것으로, 곡괭이를 거꾸로 들고 서있다. 경남 출신 징용노동자의 70%가량이 탄광으로 갔던 것을 나타낸 것이다. 소녀상은 근로정신대로 동원됐던 여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자유를 소원하는 애절한 눈빛을 띠고 있다. 어린이는 징용 때문에 부모·형제와 헤어져 울고 있는 아이를 나타낸다. 제작은 마산 출신 유창환 작가가 맡았다.
1일 경남 창원시 정우상가 앞 도로에서 열린 ‘일제 강제징용 노동자상 제막식’ 축하공연 모습.
전체 비용은 노동자상 제작비 1억원 등 1억7000만원가량 들었는데, 민주노총·한국노총 경남본부와 경남도교육청 기금에다 시민·학생들의 성금 등을 더해 마련됐다.
축하공연에서 가수 안치환은 “뜨거운 창원에서 광활한 만주벌판. 우리 어찌 가난하리오. 우리 어찌 주저하리오”라고 노래했다.
글·사진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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