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당원이었다가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에 광역의원 후보 공천 신청을 한 정상오 예비후보(동구 제3선거구·왼쪽)와 장재홍 예비후보(달서구 제2선거구·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재심위원회(재심위)와 상무위원회가 외부인사 중심으로 꾸려진 시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공천 심사 결과를 잇따라 뒤집고 있다. 특히 시당 재심위는 공관위가 공천에서 탈락시킨 한국당 출신 정치인의 재심 신청을 받아들여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2일 회의를 열어 광역의원(대구 달서구 제2선거구) 후보 공천 신청을 한 장재홍(57) 여의도포럼중앙회 공동대표를 공천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시당 공관위는 장 대표를 공천에서 탈락시키기로 의견을 모았다. 장 대표는 이에 반발해 시당 재심위에 재심 신청을 냈다. 재심위는 지난달 21일 장 대표의 재심 신청을 받아들였고, 최고위는 이를 그대로 의결했다.
장 대표가 활동한 여의도포럼은 지난해 5월의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시 홍준표 한국당 후보 지지 선언을 한 단체다. 장 대표는 제5회 지방선거(2010년)에서 같은 선거구에 당시 한나라당에 공천 신청을 하기도 했다. 공천을 받지 못하자 그해 4월 한나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했다. 그는 2015년 6월 다시 입당해 지난해 1월까지 한국당 당원으로 활동했다.
앞서 지난달 18일 시당 재심위는 공관위가 공천 심사에서 탈락시킨 정상오(62) 대구수산협동조합 대표이사의 재심 신청도 받아들였다. 이어 최고위는 지난달 23일 정 대표이사를 광역의원(대구 동구 제3선거구) 후보로 공천하기로 결정했다. 정 대표는 지난 1월까지 한국당 당원이었다. 시당 재심위와 상무위가 지금까지 공관위의 공천 심사 결과를 뒤엎은 것은 10번이 넘는다. 외부 공관위원인 정재형 변호사는 이에 반발해 최근 공관위원 사퇴 의사를 밝혔다.
한 공관위원은 “시당 재심위와 상무위가 합리적 근거도 없이 공관위 결정을 뒤집고 있어 불만이 높다”고 말했다. 다른 공관위원은 “이재용 시당 위원장의 영향력이 큰 재심위와 상무위는 공관위를 자신들 들러리나 서는 기구로 착각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재용 시당 위원장은 지난 3월 자신이 데려온 인사 12명을 넣어 모두 20명으로 공관위를 꾸렸다. 하지만 이들 중 일부의 정치적 성향이 한국당에 가까워 일부 당원들이 반발했다. 결국 민주당 중앙당이 개입해 이 위원장이 데려온 인사를 모두 빼고 시민사회단체 등 외부인사 중심으로 공관위를 다시 꾸렸다. <한겨레>는 이 위원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민주당 후보 공천은 각 시·도당 공관위에서 심사해 후보를 추천한다. 이후 시·도당 상무위와 최고위의 의결, 당무위 인준의 절차를 거친다. 시·도당 공관위의 결정에 대해 공천 신청자는 시·도당 재심위에 재심 신청을 할 수 있다. 재심위는 재심 신청을 받아들일지를 의결하고, 최고위가 최종 결정한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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