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일 오후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 예술인들의 공연무대 우리는 하나'에서 이선희 등 남북 가수들이 열창하고 있다./평양공연 사진공동취재단
4·27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에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남북 간 교류를 위한 서울시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전국체전 서울·평양 공동 개최와 서울과 평양의 ‘경평축구’ 부활을 추진하고, 남북교류·협력 사업을 전담할 조직도 키우기로 했다.
6일 서울시는 경평축구의 부활과 2019년 100회 전국체전 서울·평양 공동 개최를 본격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내년에 서울에서 열릴 예정인 제100회 전국체전에 평양시 선수단을 초청하거나, 서울·평양이 전국체전을 공동 개최하는 방안이다. 일제 때부터 시작된 전국체전의 100회를 공동으로 개최한다면 남북 화해의 행사로 상징적 의미가 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월 박원순 서울시장은 평창동계올림픽 고위급 대표단으로 방남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에게 경평축구를 부활하자고 제안했다. 경평축구는 일제강점기인 1929년에 시작해, 경성(서울)과 평양 축구단이 장소를 번갈아가며 벌인 친선 경기다. 20차례 열린 뒤 1946년 중단됐다.
시는 또 남북의 지방정부 간 협력 사업을 전담할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현재 팀 단위인 남북 교류 업무 관련 조직을 ‘국’ 단위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서울시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평화 분위기가 지속되고 남북관계가 빠르게 개선되면 지방정부 간의 교류 사업을 기대할 수 있고, 중앙정부와도 긴밀하게 협력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의 남북교류 업무는 남북협력팀이 맡고 있다. 팀장 1명과 팀원 3명이 전부다. 2016년 2월 박근혜 정부 당시, 개성공단 가동 중단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시의 남북교류 협력 사업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
김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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