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동포 건축가인 이타미 준이 설계한 제주 서귀포시 방주교회.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제주시 한경면 저지문화지구에 세계적인 건축가인 재일동포 이타미 준(한국 이름 유동룡·1937~2011)을 기리기 위한 건축문화전시관이 만들어진다.
제주도는 최근 저지문화지구에 유치할 문화시설을 전국 공모해 접수한 33건 가운데, 11건을 유치 대상으로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분야별로는 한국화와 전시기획이 2건씩 선정됐고, 건축, 공예, 다예, 어린이 전시, 디자인, 설치미술, 화랑 등이 1건씩 선정됐다.
건축 분야에서는 이타미 준의 딸 유이화 아이티엠(ITM)유이화건축사사무소 대표가 재일동포 건축가 ‘이타미 준 건축문화 기념전시관’ 건립을 추진한다. 전시관은 이타미 준의 예술자료관과 그의 작품 세계에 영감을 준 한국 고미술품 등을 모은 미술관, 세미나실 등으로 이뤄진다.
도는 이번 선정을 위해 분야별 전문가로 된 외부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현장실사와 서면심사를 거쳤다. 도는 앞으로 공유재산심의회 등을 거쳐 관련 조례에 따라 1천㎡ 한도 안에서 공유재산을 매각하는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도는 또 전시관 등의 확장 필요성이 있으면 추가로 매각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생전의 아타미 준(유동룡·왼쪽)과 딸 유이화(오른쪽) 건축가 부녀.
이타미 준은 외국인으로는 처음 일본 최고 건축상인 ‘무라노 도고상’(2010년)을 수상한 세계적인 건축가로,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비오토피아 단지 안에 있는 포도호텔과 수풍석 박물관, 방주교회 등을 설계했다. 또 2009년에는 제주영어교육도시 개발사업 건축총괄 책임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저지문화지구는 제주도가 문화예술인들을 유치하기 위해 2010년 32만5600㎡를 문화지구로 지정했으며, 현재 11만8600㎡의 개발 가능지역이 남아 있다. 지금까지 입주자격을 얻은 문화예술인 48명 가운데 32명이 입주해 있고, 택지개발 과정에서 일반인 34명도 입주자격을 얻었으나 4명만 입주한 상태다.
양한식 제주도 문화정책과장은 “문화지구로 지정된 저지문화예술인마을 활성화를 위해 문화시설과 예술인 유치에 노력을 기울여 문화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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