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민 열 명 중 일곱명은 주거 임대료와 대출금 등 주거비가 부담된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 들어 사는 임차가구는 자기 집을 보유한 가구보다 주거비 부담감을 느낀다는 응답이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서울시는 8일 국토교통부와 함께 1만6169가구를 대상으로 시행한 ‘2017년도 서울시 주거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서울연구원과 한국리서치가 서울에 사는 가구주나 배우자를 대상으로 설문지와 면접을 통해 지난해 하반기 이뤄진 것이다.
조사 결과, 서울 시민 중 39살 이하의 청년가구, 1인 가구, 도시 근로자가구 평균소득의 70% 이하 가구, 무주택 임차가구들이 비교적 열악한 주거 상황에서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 가구의 71.3%가 “임대료와 대출금 상환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지만, 자기 집을 소유한 가구는 49.6%만 “부담을 느낀다”고 응답했지만, 임차가구는 83.3%가 “부담을 느낀다”고 답해 차이를 보였다.
또 지난해 서울 전체 임차가구 중 월세가구의 비중은 47.9%였는데, 이 중 39살 이하 청년가구, 1인가구, 평균소득 70% 이하 가구에서 월세가구 비율이 높았다. 39살 이하 청년가구는 보증금 있는 월세(40.2%), 전세(32.1%), 자가(19.1%) 순으로 보증금 있는 월세에 사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가구원 수에 따라 1인 가구(45.9%), 2인 가구(21.8%), 3인 이상 가구(12.3%)로 보증금 있는 월세에 사는 비율이 1인 가구에서 유난히 높게 나타났다.
서울 시민의 자가 보유율은 48.3%로 전국 61.1%에 비해 낮은 편이다.
서울시 임차가구 중 월세가구의 비중은 39살 이하 청년가구, 1인가구에서 높게 나타났다. 서울시 제공 (* 그래픽을 누르면 확대됩니다.)
서울시는 3년 전 주거기본법이 만들어진 뒤 주택공급만이 아닌 주거안정과 주거수준 향상을 위한 정책을 펴고자 이번 실태조사를 벌였다. 서울시는 조사 결과를 ‘2025년 서울시 주거종합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