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세월 제작발표회
“끝나지 않는 영화로 기억되소서”
제주4·3의 영화화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던 젊은 영화인 김경률(41) 감독이 2일 세상을 떴다.
김 감독은 1일 오전 6시40분께 제주시 도남동 자택에서 잠을 자다 갑자기 뇌출혈을 일으켜 어머니 강순녀(77)씨에 의해 발견돼 시내 한국병원으로 급히 옮겨졌으나 이날 오전 8시48분 눈을 감았다.
김 감독은 병원으로 옮겨지자마자 상태가 위급해 3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으나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불꽃같이 치열하게 영화에의 열정 하나만으로 살아온 김 감독이 세상을 뜬 날은 자신의 40번째 생일이기도 해 지인과 가족들의 마음을 미어지게 했다.
대학시절 ‘4·3사진전’을 보고 충격을 받은 뒤 4·3의 영화화 작업에 뛰어들었던 그는 지난해 7월 최초의 4·3 영화인 ‘끝나지 않는 세월’ 제작에 들어갔다. 열악한 제주도의 촬영여건과 자본부족으로 숱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지난 4월 제57주년 4·3주간을 맞아 도내에서 상영됐다.
4·3항쟁을 경험한 한 할아버지가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전개된 이 영화는 ‘평화와 인권’을 부각시키고, 이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전달하는데 초점을 맞춘 작품으로 4·3유족들과 관련단체 회원들이 대거 배우로 참여했다.
영화에 출연하기도 한 제주4·3연구소 장윤식(43) 연구원은 “김 감독의 영화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며 “언제나 4·3에 대한 부채의식을 안고 살아가는 것 같았던 김 감독의 갑작스런 죽음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애통해했다. 발인 6일 오전 7시.
제주/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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