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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사람 안에 섬이 있다

등록 2018-05-23 12:07수정 2018-05-23 13:39

전남 신안문화원과 여수 청년들임,<전통지식의 화수분, 섬의 생애사> 발간
“섬 사람의 토착지식과 전통기술은 생물·문화 다양성 측면에서 가치 높아”
섬의 생애사 구술에 참여한 전남 신안군 장산면 마진도의 장필재·유정월례 부부 신안문화원 제공
섬의 생애사 구술에 참여한 전남 신안군 장산면 마진도의 장필재·유정월례 부부 신안문화원 제공
평범한 섬 사람의 생애에 녹아든 경험과 풍습을 정리한 보고서가 나왔다.

전남 신안문화원과 여수 청년들임(DREAM)은 23일 남해안 섬 3곳의 어로와 농업, 장례와 결혼 등 생활을 두루 기록한 161쪽짜리 보고서 <전통지식의 화수분, 섬의 생애사>를 발간했다.

두 기관은 지난해 7~12월 6개월 동안 규모가 작고 교통이 불편한 탓에 비교적 섬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신안군 장산면 마진도, 진도군 조도면 가사도, 여수시 화정면 여자도 등을 조사했다. 특히 마진도와 가사도는 생활권과 통혼권, 생물권이 겹치는 지역이라는 점이 선정의 이유로 꼽혔다.

이 보고서의 주인공은 험난했던 인생 여정을 진솔하게 구술한 섬 주민 5명이다. 소리꾼이던 마진도 장필재(86)씨는 서남해안권을 떠돌며 소리꾼 재능을 발휘하다 김양식과 상고선(고기를 사다 파는 배)으로 생업을 꾸려왔다. 장씨의 부인 유정월례(78)씨는 여성의 관점으로 힘겨웠던 지난 세월을 반추하고, 약이 귀한 곳에서 긴요하게 쓰이던 민간요법을 자세하게 알려줬다. 가사도 윤갑율(76)씨는 어린 시절 들었던 고유한 소리를 기억해 한많은 상여소리로 풀어내며 어려운 뱃일을 이겨냈다. 가사도 김막래(74)씨는 통혼의 범위, 결혼 당시 문화, 이후 외지생활을 했던 우여곡절 끝에 다시 정착한 노년생활을 소개했다. 여자도 김무길(74)씨는 선원으로 세상을 떠돌다 그리운 고향으로 돌아와 살아가며 마을과 지역을 가꾸는 심정을 들려줬다.

이 보고서 안에는 목포대 대학원 이은정씨의 르포 ‘가사도 상여 나가는 날’이 포함됐다. 이제는 보기 어려워진 상여 나가는 장면이 시간별·장소별로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무형문화로 가치가 높은 여자도 새우잡이 노래의 가사도 채록돼 있다. 또 섬 3곳의 지도와 지명, 마을의 역사와 연혁 등이 간결하게 정리돼 있다.

김경완 신안문화원 사무국장은 “섬 사람들의 토착지식과 전통기술은 생물과 문화의 다양성 측면에서 매우 높은 가치가 있지만 무관심 속에 잊혀져 가고 있다. 이 보고서는 섬 사람의 지혜가 중요한 지식체계이며, 소중한 문화유산임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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