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의 이른바 ‘형수 욕설 사건’의 녹음 파일을 공개해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 후보 쪽이 “엄중한 조처를 하겠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이 후보 쪽은 24일 최근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가 제기한 ‘이재명의 형수 욕설 사건’과 관련해 인터넷 등에 이 후보를 비방하거나 악성 댓글을 단 4명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고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후보 선거캠프 김남준 대변인은 “국민의 축제인 지방선거를 저질 네거티브 선거판으로 전락시키는 행위를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 선거녹음파일의 공개는 지난 판례에서 보듯 명백한 불법이다. 이번 행위를 주도한 한국당 인사들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후보 쪽 법률대리인들은 민·형사 책임을 물을 자유한국당 쪽 관계자들의 범위 등에 대한 분석에 들어갔다.
이와 별도로 이 후보 쪽은 지난 13일 남 후보가 기자회견을 열고 “친형과 형수에게 차마 옮기기도 힘든 욕설을 아무 거리낌 없이 뱉어낸 이재명 전 성남시장을 선거 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힌 뒤부터 이 후보를 비방하는 악성 댓글을 단 4명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고발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친형 존속상해 관련 허위 비방글 삭제 요청’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이 후보는 남 후보의 주장에 동조하는 이들을 향해 “어머니에 대한 폭행 상해가 없었음을 전제로 저를 비난하는 글이나 방송 기타 모든 방식의 주장을 수정 삭제하시기 바란다. 다만 저의 잘못도 있고, 제대로 알지 못한 분도 있을 것을 고려하여 이번 주말(5월20일)까지 6일간의 시간을 드린다”며 경고한 바 있다.
자유한국당은 24일 오후 후보자 검증시리즈 제1탄으로 친형과 형수에 대한 욕설 통화내용이 담긴 이 후보의 녹음파일을 포함한 ‘6대 의혹’을 공개했다. 6대 의혹은 △형과 형수에 대한 패륜적 욕설 파동 △성남시민프로축구단과 네이버의 유착 관계 △친인척, 수행비서 등 ‘채용비리’ 의혹 △이 후보 측근의 비리 △출신 대학 비하, 철거민 등을 대상으로 한 ‘막말’ △공무원 사칭, 음주운전, 공무집행 방해 ‘범법행위’ 등이다.
한국당은 의혹 공개에 앞서 “23일 최고위 회의를 통해 유권자에게 올바른 사실을 제공, 국민의 알 권리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후보자 검증시리즈를 진행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한편,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24일 오후 ‘어제오늘이 아닌 불법선거의 달인인 자유한국당은 경기도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자유한국당을 강하게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이 ‘검증’이라는 해괴망측한 이름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의 통화녹음 음성 파일을 자당 홈페이지에 올리는 불법선거 행위를 버젓이 저질렀다. 사인간의 통화녹음 음성 파일을 공개하는 것은 대법원에서 이미 불법이라고 확정 판결된 것으로, 자유한국당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은 법질서와 준법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오만의 극치”라고 밝혔다. 또 “(이번 일은)독재의 후예다운 발상이다. 자유한국당은 법 위에 군림하고 국민 위에 군림해도 되는 정당인가. 법을 지켜야 할 정당이 앞장서 법을 어기고 있으니, 역시 부정과 부패로 일어선 ‘이명박근혜’정당스럽다”고도 했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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