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청 국장이 SNS에서 원희룡 후보 캠프가 제작한 동영상을 공유했다가 경찰에 고발됐다. 사진은 ㄱ국장이 공유한 동영상의 한 장면. 유튜브 화면 갈무리
제주도청 현직 국장이 원희룡 무소속 제주지사 후보를 지지하는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했다가 경찰에 고발됐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지난 25일 본인 명의의 카카오스토리에 선거 관련 동영상 링크를 걸어 선거운동을 했다며 제주도청 소속 ㄱ국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제주서부경찰서에 고발했다고 28일 밝혔다. 민주당의 말을 들어보면, 이 국장은 지난 19일 ‘원희룡 원캠프 채널’에 실린 ‘원희룡 질문에 문대림 골프장 명예회원권 수수 실토’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공유했다. 앞서 전국민주공무원노조 제주지역본부는 지난 21일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에 ㄱ국장을 조사 의뢰했다. ㄱ국장은 지난 11일에도 본인 명의의 카카오스토리에 제주도지사 선거 여론 조사 결과를 공유했다고 민주당 쪽은 밝혔다.
민주당 도당은 고발장에서 “ㄱ국장은 공직선거법 제9조에 따라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무원인데도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23일 오전 11시께부터 서귀포시 한 웨딩홀에서 ㄱ씨가 원 후보의 당선을 위해 학교 동문과 학원 교사, 농업단체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하는 모임을 마련했고, 원 후보는 이날 오전 11시40분께 도착해 15분 남짓 마이크를 이용해 자신의 공약을 말하고 지지를 호소한 뒤 참석자들과 사진을 찍었다며 ㄱ씨를 선거법 위반혐의로 서귀포시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했다. 민주당은 “ㄱ씨가 이 자리에서 공직선거법이 규정한 절차를 위반하면서 여론조사 결과를 참석자들에게 말하고, 참석자들은 김밥과 도넛을 무상으로 받은 의혹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26일에는 경찰이 원 후보 지지자가 주민들에게 식사 등 향응을 제공한 혐의를 잡고 성산읍 지역의 한 식당을 압수수색했다.
문대림 후보 쪽은 “성산읍의 한 음식점에서 지난 4일 원 후보의 최측근이 표선면 주민 70여명에게 장어 35㎏을 제공한 혐의가 있다”며 “원 후보와 관련한 관권과 금권선거 사례가 끝없이 드러나고 있다. 관권·금권선거를 중단하라”고 논평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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