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랑유치원 안 조성 두고 여야 격돌
윤화섭 “시민 친화적 공원 조성”
이민근 “여론조사로 최적지 결정”
박주원 “해양공원 등 대안 마련을”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간직한 경기 안산지역에서 ‘세월호 추모공원’ 건립 문제가 6·13 지방선거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윤화섭 더불어민주당 안산시장 후보는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 세월호 추모공원이 당연히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주요 야당 후보들은 도심인 화랑유원지 안에 추모공원을 설립하면 안 된다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제종길 현 안산시장은 화랑유원지에 세월호 추모공원을 2020년까지 조성하겠다고 지난 2월 발표했다. 유원지 전체 61만㎡ 가운데 2만3천여㎡에 추모공간을 만들고, 지하에는 660㎡의 추모관을 만들어 유골을 안치하는 봉안시설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안산은 추모공원을 놓고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당에 견줘 열세를 보이는 야당 후보들이 추모공원을 선거 쟁점화해 반전을 꾀하는 모양새다.
윤화섭 민주당 후보는 추모공원 건립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에게 밝혔듯, 안산시민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어야 한다”고 28일 말했다. 그는 이어 “시민들이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배울 수 있으면서도 시민 친화적인 공원과 복합문화공간을 함께 만들어 추모공원을 안산시의 획기적인 발전기회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야당 후보들의 입장은 다르다. 이민근 자유한국당 안산시장 후보는 “화랑유원지에 봉안시설을 건립하는 방안을 백지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시민 다수가 반대하는 데다, 안산의 심장부인 화랑유원지에 봉안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안산 미래를 우울하게 만든다”는 것이 이 후보의 주장이다. 그는 “시장에 당선되면 시민 의견을 물어 (추모공원을 조성할) 최적의 장소를 다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박주원 바른미래당 후보도 화랑유원지에 세월호 추모공원을 조성하는 계획에 대해 “절대 불가”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도심 한가운데 추모공원을 조성하면 안산은 영원히 세월호의 도시, 슬픔의 도시로 남게 될 것”이라며 “화랑유원지는 시민 휴식공간이면서 자연사 박물관 등을 유치해 자연생태 관련 전시관람이 가능한 곳으로 바꾸고, 세월호 추모공원 조성 문제는 해양추모 공원 등 다른 안을 놓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산시장 선거는 세월호 추모공원 조성에 따른 지역 민심과 세월호 사고 이후 침체된 지역경제를 어떤 후보가 일으켜 세울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 적임자론’이 판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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