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자유한국당 후보는 국회의원 3선을 거쳐 광역단체장 재선에 도전한다. 선거에서 한 번도 져본 적이 없지만 이번 선거는 녹록찮아 보인다. 31일 태화로터리에서 출정식을 하고 유세에 나선 김 후보에게 선거 전망을 물었다. 그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내가 (송철호 후보에게) 지는 것으로 나왔으나 현장 분위기는 많이 다르다. 최근 한 지역 언론사 조사에선 내가 앞서기도 했다. 여론조사는 믿을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처음 치른 선거에 비하면 지금은 분위기가 더 좋은 편”이라고 했다. 그의 첫 선거는 2004년 17대 총선이다. 당시 그가 속한 한나라당이 ‘차떼기’ 대선자금 비리에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소추안 국회 통과 뒤 역풍을 맞아 열린우리당에 원내 제1당 자리를 내줬다. 울산에서도 한나라당이 지역구 6곳 가운데 김 후보를 포함해 3명밖에 당선자를 내지 못했다.
지난 4년간 이끈 울산 시정을 스스로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었다. 그는 “수출과 생산 등 모든 지표가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서는 최악의 위기 속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새로운 성장 전략을 위한 패러다임 전환을 일관되게 추진해왔다”고 자평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울산의 지속적인 안정 성장을 바라는 세력과 능력이나 자질도 없이 중앙 정치에 편승해 성장 기반을 흔들려는 세력과의 대결”이라고 했다.
핵심 공약을 물었더니 “222개 약속을 제시했다. 선후나 경중 없이 하나같이 중요하나, 모두 일자리로 수렴된다. 다음 4년은 일자리에 모든 것을 걸겠다. 조선해양·자동차·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3디(D)프린팅, 2차전지 등 신산업 육성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의원 시절 ‘쪼개기’식 편법 정치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30일 처이종사촌이 경찰에 구속되고, 앞서 동생과 비서실장 등 측근들도 아파트 건축 사업이나 공사 자재 납품 등과 관련한 비리 혐의로 입건됐다. 그는 “전혀 사실무근이다. 동생과 비서실장은 무리하게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가 법원·검찰에 의해 기각됐다. 경찰이 무리하고 부실한 꿰어맞추기식 기획수사로 노골적인 선거 개입을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최근 정치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법적으로 책임져야 할 일이 있다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도 했다. 김 후보는 1959년 울산 북구 강동동 어촌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했다. 서울대 대학원 재학 중인 83년 사법시험(25회)에 합격하고 89년 대구지법 판사로 법조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93년 울산에서 법복을 벗고 변호사 개업을 했다가 2004년 17대 총선 당선으로 정계 입문한 뒤 19대 총선까지 3선 의원을 지냈다. 국회 운영위와 지식경제위 간사, 한나라당 대변인에 이어 박근혜 정부 출범 뒤 새누리당 정책위 의장도 맡았다.
신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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