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답 안보이는 미세먼지 공약, 서울 시민들 마스크 벗을 수 있을까

등록 2018-06-05 05:01수정 2018-06-05 09:59

서울시장 후보들 환경·주택 공약 비교

답 안보이는 미세먼지
“강력한 정책 필요” 한목소리
진보후보들 차량통행 감축에 집중
전문가 “실효성 떨어져” 지적

한강 신곡보 철거, 박원순 “재논의”
김문수 “반대” 안철수 “점진 철거”
김종민·김진숙·신지예 “재자연화”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박원순 “철저 시행”
안철수 “일부 완화” 김문수 “전면 폐지”
김종민·김진숙 “강화”, 신지예 “찬성”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지난 1월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개찰구에 미세먼지 할인 안내문이 부착되어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지난 1월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개찰구에 미세먼지 할인 안내문이 부착되어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여야가 격전을 벌이고 있는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시민의 삶과 직결되는 분야 가운데서도 특히 환경과 주택 정책이 표심을 가를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6명의 서울시장 후보는 시민들의 최대 관심사로 손꼽히는 미세먼지에 대해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지만, 구체적인 내용에선 차이를 보였다. 후보들은 또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 도입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신곡보 철거로 대표되는 한강 복원(재자연화)을 두고선 첨예하게 맞섰다.

■ 미세먼지 공약은 많은데…실효성은 의문 최근 시민들이 미세먼지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면서 모든 후보들이 미세먼지 대책을 주요 공약으로 내놓았다.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차가 내뿜는 배출가스를 기준으로 등급을 매겨 미세먼지 유발 차량을 규제하는 ‘자동차 환경 등급제’와 미세먼지 수치가 나쁜 날에 차량 번호에 따라 번갈아 운행하게 하는 ‘강제 2부제’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또 비상저감조치 발령 때 차량 미운행 운전자에게 포인트 지급, 2부제 참여 기업 교통유발부담금 경감, 배달용 오토바이와 택배용 소형차량의 전기차 전환 지원 등도 공약에 포함했다. 앞서 박 후보는 시장 재직 중인 올해 초 미세먼지 대책으로 150억원의 대중교통 무료 정책을 폈다가 주목과 비판을 동시에 받았다.

박 후보를 제외한 5명의 후보는 미세먼지 대책을 5대 핵심 공약으로 앞세우고 있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는 “마스크를 벗겨드리겠다”며 서울시 환경 예산 두 배 확대, 집진탑 100대 설치, 콘덴싱 보일러 교체 등을 약속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도 대형마트 등 다중이용시설의 실내 미세먼지 상황을 공개하는 정보공시제, 초등학교 인근에 대형 공기청정 구조물인 스모그프리타워 설치, 버스중앙차로에 미세먼지 프리존 설치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진숙 민중당 후보는 차량공유 플랫폼을 지어 서울 도심 교통량을 대폭 낮추겠다고 약속했고, 김종민 정의당 후보는 사대문 안에서 혼잡통행료를 받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신지예 녹색당 후보는 경유차 조기 폐차를 조례에 포함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 후보의 미세먼지 대책이 모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미세먼지 문제는 오염원 통제가 핵심인데, 안철수 후보의 스모그프리타워 설치나 김문수 후보의 집진탑 설치 등 공약은 실효성이 없다. 박원순 후보의 차량 등급제, 강제 2부제 등은 기존 서울시의 정책으로 보인다. 대기 질 개선에 대한 장기 전략 속에 구체적 목표와 실행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강 재자연화는 좋지만 ‘신곡보’는 뜨거운 감자 김문수 후보를 뺀 나머지 후보들은 대체로 한강의 재자연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한강을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공간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강 재자연화의 핵심 과제인 신곡수중보(신곡보) 철거를 두고서는 의견이 갈렸다. 신곡보는 1988년 한강종합개발 때 김포대교 하류 지점에 설치한 1007m 길이의 수중보다.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한강에 물을 채우고 유람선을 띄우기 위해 한강 하류에 설치한 일종의 댐이다. 그러나 신곡보는 한강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막아 환경단체에서는 오래전부터 철거를 주장해왔다. 이로 인해 수질이 나빠지고 더러운 흙이 쌓이며 모래밭 등 생태계가 형성되지 못한다는 점 때문이다.

박원순 후보는 2011년 서울시장 첫 도전 때 신곡보 철거를 통한 한강의 자연성 회복을 약속했고 임기 중 연구용역도 마친 상태다. 그러나 정책 실행을 위한 결정을 하지 않고 있다. 박 후보 쪽은 신곡보 철거 여부에 대한 <한겨레>의 질의에 ‘결정된 바 없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토론회 등에서도 “(신곡보를) 허무는 것에 대해 여러 반론이 제기됐다. 다시 시장이 되면 전문가 등과 함께 신속하게 결정을 내리겠다”는 원론만 되풀이하는 상황이다. 철거와 철거 반대 진영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모양새다.

안철수 후보는 박 후보보다 적극적이다. 안 후보 쪽은 신곡보에 대해 “점진적으로 철거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후보 캠프의 오정례 당 수석전문위원은 “앞으로는 생태와 인간이 공존하는 방식으로 ‘지속가능한 후퇴’가 필요하다. 전면 철거가 가능한지, 단계적 철거 방법은 없는지 함께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진보 정당 후보들은 신곡보 철거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신지예 후보는 △신곡보 철거 △팔당댐 수문 개방 △한강 망원지구에 들어선 서울함상공원 철거 △한강 자연성 회복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종민 정의당 후보도 국토교통부에 신곡보 철거 승인을 요구하고 시비 170억원을 활용해 임기 내 신곡보를 반드시 철거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진숙 후보 역시 “신곡보 철거는 한강을 자연하천으로 돌리는 가장 핵심 사안이다. 한강은 ‘자연성 회복’이란 기본 원칙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한강 개발을 강조했다. 아라뱃길(경인운하)을 통해 한강을 국제적으로 열린 강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후보 캠프는 <한겨레>에 “신곡보를 철거하면 한강 수량이 유지되지 않아 바닷물이 역류하거나 하수에 의해 한강이 오염될 염려가 있다. 아라뱃길도 사용할 수 없게 된다”며 신곡보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 “철저 시행” - “전면 폐지” 재건축초과이익환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로 대표되는 재개발·재건축에 대한 후보별 의견은 극명하게 갈린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을 통해 평균 개발이익이 조합원 1인당 3천만원을 넘으면 초과이익의 최대 50%까지 정부가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2006년 시행됐지만, 부동산 경기 등을 이유로 2013년부터 유예됐다가 올해 부활했다.

박원순 후보는 재건축 초과이익에 대해 ‘철저한 환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 후보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를 통해 거둬들인 부담금을 강남북 균형 발전을 위한 재원으로 쓰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재건축 부담금의 부과·징수 과정이 적법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협력하고 재건축 부담금의 서울시 귀속분을 활용해 노후 지역 기반시설 확충과 임대주택 공급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초과이익환수제를 전면 폐지하겠다”며 재건축 단지가 몰려 있는 강남권의 유권자와 보수층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김 후보는 건축물의 형태, 층수, 안전진단 연한, 용적률 제한 규제를 폐지할 것을 추진하고, 재개발·재건축 사업 기간을 현재 평균 9년8개월에서 4년으로 단축하는 방안까지 공약안에 담았다.

이들 두 후보의 공약을 절충한 형태를 제시하는 이가 안철수 후보다. 투기수요는 막되, 부동산 규제를 일부 완화해 실수요자 거래를 활성화하자는 주장이다. 안 후보는 장기간 해당 재건축 지역에서 살아온 주민들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초과이익 환수 부담금을 분할 납부하거나 주택 지분 등으로 낼 수 있도록 납세 기준도 완화하자고 제안했다.

김종민 후보와 김진숙 후보는 지금보다 더 강력한 환수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김종민 후보는 “서울의 재개발은 결국 강남 등 일부 투기세력의 배만 불려왔다. 불로소득인 재건축 초과이익의 90%를 걷어서 집 없는 이들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숙 후보도 “강남을 중심으로 한 재건축과 그로 인한 초과이익은 아파트값 상승과 부동산 투기의 원인이 돼왔다. 토지공개념을 강화해 부동산 개발로 인한 투기적 이익을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