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의인’ 박세훈씨(가운데)가 7일 경찰 표창과 엘지 복지재단의 ‘엘지 의인상’을 받았다. 경남경찰청 제공
고속도로에서 뇌전증 증세로 의식을 잃은 운전사의 달리는 트럭을 자신의 쏘나타 승용차로 가로막아 대형사고를 예방한 ‘고속도로 의인’ 박세훈(44)씨가 경찰 표창을 받았다.
경남경찰청은 7일 청사 회의실에서 다른 사람의 생명을 헌신적으로 구조하고 대형 교통사고를 예방한 공로를 인정해 박씨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이 자리에서 엘지(LG)복지재단도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헌신한 의인에게 주는 ‘엘지 의인상’을 박씨에게 수여했다. 앞서 현대자동차는 박씨에게 신형 쏘나타 승용차를 전달했다.
박씨는 시상식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인데 과하게 격려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말 외에는 할 말이 없다"고 인사했다. 박씨는 지난달 29일 오전 10시10분께 자신의 쏘나타 승용차를 몰고 경남 창원에서 함안군 거래업체로 가던 도중 편도 2차로인 경남 함안군 중부내륙고속도로 칠원분기점 부근에서 앞서 달리던 1t 트럭이 갑자기 도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으며 달리는 것을 발견했다. 박씨는 트럭 운전사가 졸음운전을 하는 것으로 생각해, 트럭 운전사의 잠을 깨우기 위해 경적을 “빵빵빵” 울리며 트럭을 뒤따라 갔다가, 트럭 운전사 이아무개(44)씨가 운전석에서 쓰러져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박씨는 트럭 운전사의 건강에 문제가 생긴 것을 직감하고, 트럭 앞으로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가서, 일부러 트럭과 부딪혔다. 시속 80㎞가량 속력으로 달리던 트럭은 박씨의 승용차를 3차례 들이받은 뒤에야 멈춰 섰다.
박씨는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던 이씨를 트럭 밖으로 데리고 나와 온몸을 주무르며 119에 신고했다. 트럭 운전사 이씨는 이른바 ‘간질’이라고 불리는 뇌전증 환자로, 운전 도중 갑자기 뇌전증 증세를 일으키며 정신을 잃은 것이었다. 이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정신을 되찾은 뒤 이날 오후 집으로 돌아갔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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