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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울산 “한국당 독식으로 정체” “보수 막판 결집할것”

등록 2018-06-11 04:59수정 2018-06-11 10:56

노무현, 문재인 동지 송철호, 여론조사서 독주
현 시장 김기현 한국당 후보가 격차 줄이는 중
속내 드러내지 않는 부동층 확보가 막판 관건

지난 8일 울산 동구 대송농수산물시장에서 송철호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후보가 유권자들과 악수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 8일 울산 동구 대송농수산물시장에서 송철호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후보가 유권자들과 악수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울산 동구 화정동의 대송농수산물시장 들머리 앞 도로. “92년 14대 총선 이후 각 선거에서 8차례 패배했습니다. 쓰러지면 일어서고 또 일어섰습니다. 시민이 주인 되는 울산을 만들겠습니다.” 송철호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후보가 상인들과 시민들의 손을 맞잡으며 이렇게 호소했다. 그는 야당 후보 선거 사무원들한테도 “고생한다”며 거리낌 없이 악수를 청했다. 7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노인이 말했다. “저번에 여기서 함 봤다 아이가. 또 만나니 반갑데이. 이번엔 힘내서 (시장) 꼭 해라.”

유세 차량에 오른 송 후보는 “87년 노동자 대투쟁 때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제가 여기 울산에서 노동자 인권 변호에 나섰다. 이런 인연을 바탕으로 문 대통령에게 적극 건의해 지역 경제의 어려움을 해결하겠다. 울산에 활력을 불어넣겠다. 남북 평화로 북방 교류가 활성화되면 많은 기회가 생긴다. 그 중심에 울산을 세우겠다”며 허리를 숙였다. 주민들은 송 후보의 이름을 계속 부르며 손뼉 치고 환호했다. 잡화점을 운영하는 박아무개(55)씨는 “송 후보가 열심히 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가고 있다. 힘 있는 여당 후보가 되면 지역 경제도 나아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8일 울산 울주군 남창옹기종기시장 주차장에서 김기현 자유한국당 울산시장 후보가 유권자들과 악수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 8일 울산 울주군 남창옹기종기시장 주차장에서 김기현 자유한국당 울산시장 후보가 유권자들과 악수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울산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제 삶의 터전이자, 뼈를 묻을 곳입니다. 저를 뽑아주십시오.” 이날 오전 울산 울주군 온양읍에 있는 전통시장 남창옹기종기시장. 오일장이 열린 이곳에서 김기현 자유한국당 울산시장 후보가 유권자들에게 악수를 청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허리 숙여 인사하는 김 후보한테 힘내라는 덕담을 건넸다. 일부 시민은 김 후보에게 다가가 손을 맞잡았고, 또 다른 시민들은 김 후보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아이고, 우리 시장님이 이번 선거에서 잘돼야 할 낀데.” 채소 좌판을 깔아놓고 김 후보를 지켜보던 상인 최아무개(67)씨가 말하자, 옆에 있던 다른 상인이 “맞다”며 맞장구쳤다. 장을 보던 한 60대는 “여기는 다 김기현 편이야”라고 외쳤다. 이어 김 후보가 주차장 위쪽 다리에 세워놓은 유세 차량에 오르자, 상인과 시민 100여명이 김 후보의 이름을 부르며 환호했다. 김 후보는 “여당 후보가 투자한 회사는 울산 북구에서 광주광역시로 이전했다. 울산의 일자리가 줄어든 것이다. 그러면서 지역 경제가 어렵다고 말만 한다. 진정성이 없다”고 비난했다. 이어 “시민께서 다시 기회를 준다면, 저 때문에 울산이 발전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울산시장 선거에는 송 후보와 김 후보, 이영희 바른미래당 후보, 김창현 민중당 후보 등 4명이 출마했다. 울산은 1998년 치러진 지방선거 이후 20년 동안 한국당 계열의 후보가 시장을 독식했다. 송 후보는 1992년부터 2016년까지 울산에서 민주당 계열 정당 또는 무소속으로 6번의 국회의원 선거와 2번의 시장 선거 등 8번 선거에 출마해 모두 낙선했다. 반면, 김 후보는 차떼기 대선자금 비리와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을 맞고서도 2004년 울산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등 한국당 계열 정당 소속으로 국회의원 3선을 거쳐 2014년 울산시장에 뽑혔다. 그동안은 이렇게 보수 진영이 우세했지만, 이번 지방선거를 앞둔 여론조사에서는 송 후보가 20%포인트 안팎의 차이로 앞서고 있다.

아직 시민들의 반응은 팽팽했다. 중구 성안동에 사는 유아무개(67)씨는 “울산은 한국당 정권 아래 지난 20여년 동안 정체기였다. 고인 물은 썩는다. 발전을 위해서라도 울산시장을 바꿔야 한다. 사전투표율도 비교적 높았다. 젊은 층이 더 적극적으로 투표에 나서 지방정권 교체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 울산 사전투표율은 21.48%로 2014년 지방선거(10.7%)와 2016년 총선(11.98%) 때의 사전투표율의 두배에 이르렀다.

울산 대표 전통시장인 신정시장에서 금은방을 운영하는 김아무개(59)씨는 “보수 진영이 갈라지니, 여론조사에선 민주당이 대세로 보인다. 선거 막판에 보수가 힘을 모을 것이다. 여당 견제를 위해서라도 김 후보에게 한번 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 길아무개(57)씨도 “하던 사람이 계속 일해야 더 잘하지 않겠나. 송 후보가 여론조사에 앞서고 있지만, 무리 없이 시정을 이끌어온 김 후보에게 더 호감이 간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계에는 울산 경기침체에 따른 보수적 분위기 확산, 보수표 결집 가능성, 진보표 분열, 부동층 유권자 등의 변수로 선거 막판까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 많았다. 송 후보 캠프 관계자는 “지역 특성상 ‘샤이 보수’(숨은 보수)는 거의 없다고 본다. 그래도 돌다리를 두들기는 마음으로 시민의 마음을 얻는 데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 캠프 관계자는 “여론조사 결과와 민심은 차이가 있다고 본다. 부동층이 상당하다. 이들을 끌어안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글·사진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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