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김사열(61)·강은희(53)·홍덕률(60) 후보.(왼쪽부터)
대구시교육감 선거는 보수 후보와 보수가 아닌 두 후보가 맞서는 구도다. 보수와 비보수가 갈라지는 정책은 특히 학생인권 조례다. 강은희(53) 대구시교육감 후보는 학생인권 조례 제정에 반대하고 김사열(61) 후보는 찬성, 홍덕률(60) 후보는 조건부로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서울, 경기, 광주, 전북 등에서 시행되고 있는 학생인권 조례에는 종교, 사상, 성적 지향 등의 이유로 학생이 차별 받지 않을 권리 등이 선언적으로 들어있다. 대구에서는 학생인권 조례가 본격 논의되지도 못했다. 강 후보는 “학생 인권 존중이라는 취지와 달리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인권조례에 찬성하다고 하면 무조건 동성애에 찬성한다는 잘못된 시각이 일부 존재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홍 후보는 “조례 안에 ‘성적 지향’ 등의 부분만 없다면 찬성한다”고 말했다.
보수와 비보수 후보들은 또 교장공모제 도입과 혁신학교에서도 입장 차이를 보였다. 강 후보는 교장공모제 도입에 부정적이지만, 김 후보와 홍 후보는 긍정적이다. 대구에 한 곳도 없는 혁신학교 설립에도 강 후보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반면 김 후보는 적극적으로 도입하겠다고 밝혔고, 홍 후보는 시범적으로 도입하겠다고 했다. 자율형 사립고가 ‘입시학원’으로 변질했다는 주장에 대해 강 후보는 “자사고가 일부 부작용은 있지만 일방적 폐지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입시위주의 자사고는 자연적으로 사라질 것이기 때문에 각 학교의 자율적 판단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평가와 점검을 통해 자사고를 원래 취지에 맞게 되돌리는 노력을 하고 그래도 안 되는 학교가 있다면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와 홍 후보는 시민사회단체가 진보 단일 후보를 뽑기 위해 만든 ‘대구가 기다려 온 혁신교육감 만들기 시민네트워크’에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 후보는 자신에 대해 진보 성향, 홍 후보는 중도 성향이라고 밝혔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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