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웅 전남도교육감 당선자와 부인 윤명숙씨가 14일 새벽 전남 순천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해지자 두손을 들어 환호하고 있다. 장석웅 후보 선거사무소 제공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 출신 교육감이 탄생했다. 한때 불법단체로 낙인찍혔던 교원노조의 대표자가 4조원의 예산과 2만5000명의 인사를 책임지는 교육행정가로 선출된 것은 교육 민주화의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장석웅(63) 전남도교육감 당선자는 14일 개표에서 38.3%를 득표해 고석규 전 목포대 총장을 4.1%포인트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했다. 그는 당선 일성으로 전남교육을 바꾸기 위한 소통과 협치를 강조했다. 그는 “교육을 바꾸려면 먼저 교실을 바꿔야 한다. 전남교육자치위원회를 바로 구성해 해법을 찾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학생 100원 택시 도입과 마을교육공동체 활동 지원 등 주민친화적인 공약들을 내세워 상대 후보의 ‘문재인 마케팅’을 극복했다. 주민 추천 교육장 공모제와 도교육청 간부 50% 여성 할당 등도 주목을 받았다.
그는 “전교조 위원장 출신이라 (급진적이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이 있지만 합리적 대안으로 대화하겠다. 다른 지역의 민주진보교육감께도 조언을 듣겠다”고 약속했다.
1979년 보성율어중에 처음 부임한 그는 한달 만에 학생운동 경력을 문제 삼은 당국에 구속됐다. 1989년 전교조를 결성했다 해직됐고, 2011년 15대 위원장을 맡아 이명박 정부의 집요한 전교조 와해 공작을 막아냈다. 또 혁신학교 확산과 일제고사 폐지, 작은학교 살리기 등에 정성을 들였다. 2년 전 영암미암중에서 퇴직한 그는 박근혜 정권 퇴진 전남운동본부 공동대표를 맡아 촛불혁명에 동참했다. 지난 2월엔 시민단체 373곳과 선거인단 5만8999명이 참여한 도민경선에서 민주진보교육감 후보로 뽑혀 당선의 기틀을 다졌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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