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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 출마설’에 지역 보수 유권자 “착잡”

등록 2018-06-15 15:47수정 2018-06-15 17:39

충북 청주상당 선거구에 대체 무슨 일이?
홍준표 전 대표 “자기 지역구에 도의원 공천도 못 한 사람이….”
정 의원 “공천 못 한 게 아니라 등록한 뒤 스스로 포기” 해명
실제 불출마, 후보 사퇴, 포기 등 잇따라…‘돌려막기’ 의혹도
정우택 의원이 지난 지방선거 때 청주 상당구의 거리에서 자유한국당 도의원 후보 지지 유세를 하고 있다.정우택 의원 페이스북 내려받음
정우택 의원이 지난 지방선거 때 청주 상당구의 거리에서 자유한국당 도의원 후보 지지 유세를 하고 있다.정우택 의원 페이스북 내려받음
정우택(65·청주 상당선거구) 의원이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사퇴하면서 공석이 된 한국당 대표 선출 선거에 출마할 뜻을 내비쳤다. 지방선거 때 이미 일전을 겨룬 둘의 엇갈린 행보가 눈길을 끈다. 더욱이 홍 전 대표가 청주지검 검사로 재직한 인연이 있어 지역에 뿌리를 둔 정 의원과의 논쟁이 더 화제가 됐다.

정 의원은 29일 아침 <시비에스>(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십자가(대표)를 질 각오가 되어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 선당후사의 자세로 당에 헌신하겠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당 대표 출마 뜻을 기정사실로 했다.

정 의원이 출마 뜻을 비치면서 지방선거 때 홍 전 대표와 벌인 논쟁이 다시 화제에 올랐다. 정 의원은 지난달 29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 지도부는 끝없이 침체 일로를 걷고 있는 당 지지율과 선거 전략 부재의 책임을 지고 환골탈태하여 ‘백의종군’의 자세로 헌신할 것을 호소한다”고 썼다. 이에 대해 이날 오후 강원 원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 사람은 충북에서 유일하게 자기 지역구에 도의원 공천도 못 한 사람이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갈 것”이라고 정 의원을 공격했다.

이를 두고 충청지역에선 “정 의원이 되로 주고 말로 받았다”는 뒷말이 무성했다.

실제 정 의원의 청주 상당 지역구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 4선 중진의 정 의원은 초·재선은 진천·음성에서 당선된 뒤 19~20대 때 상당으로 옮겼다. 특히 진천은 농림부 장관, 자유당 의원 등을 지낸 아버지 고 정운갑(1913~1985) 씨의 고향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선 정 의원의 지역구는 유난히 탈이 많았다. 상당구는 광역의원 청주 1~3선거구다. 충북의 정치 1번지로 불린다. 특히 1선거구는 9대 김형근(민주당,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10대 김영희(한국당) 의원 모두 충북도의장이 됐다.

하지만 한국당은 심한 후보난을 겪었다. 도의원 1선거구에 공천했던 이종욱 현 한국당 비례대표 도의원은 지난달 14일 ‘개인 사정’을 들어 느닷없이 후보직을 사퇴했다. 후보 등록 이틀 전인 지난달 22일 최정훈(36) 한국당 충북도당 디지털위원장을 부랴부랴 내세웠다.

홍 전 대표가 ‘자기 지역구에 후보도 못 냈다’고 정 의원을 꼬집은 도의원 2선거구는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지난달 25일 오후까지 아예 후보가 나서지 않아 상대 당인 민주당 장선배 후보의 무투표 당선이 점쳐졌다. 일부 언론은 장 후보의 무투표 당선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후보 등록 마감 3시간을 남겨두고 윤영남(57) 후보가 깜짝 등록했다.

하지만 애초 윤 후보는 청주시의원 나 선거구에 공천 신청해 다 순번을 받은 터라, 상대 당의 무투표 당선과 제1야당의 무공천 비난을 의식한 ‘돌려막기’란 관측이 쏟아졌다. 더욱이 윤 의원은 후보 등록 3일 만인 지난달 28일 후보를 사퇴했다.

정 의원은 이를 두고 “제 지역구에 공천을 못 한 게 아니라 공천이 결정돼 선관위에 등록까지 했는데 본인이 가족 반대로 후보직을 내려놓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자기 지역구에 도의원 후보도 못 낸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윤 후보 사퇴로 민주당 후보는 무투표 당선했다.

3선거구도 순탄치 않았다. 이곳엔 청주시의회 의장을 지낸 김병국(66) 후보를 일찌감치 도의원 후보로 공천했다. 하지만 김 후보도 느닷없이 후보직을 사퇴했다. 김 후보는 아예 체급을 낮춰 청주시의원 선거에 나섰다. 한국당은 재공모 끝에 유상용(51)씨를 공천했다.

이번 선거에서 정 의원 지역구에 애초 공천됐던 한국당 도의원 후보는 모두 중도 사퇴했고, 대타로 나선 후보들은 참패했다. 도의원 공천을 반납하고 시의원 선거에 나선 김병국 후보 등 2명만 시의원이 됐다. 청주 상당구의 한 보수성향 주민은 “4선 중진에, 충북지사까지 지낸 정 의원이 당 대표에 출마한다는 소문을 들었다. 평소라면 자랑으로 여기겠지만 지금은 좀 착잡하다. 대표 출마도 좋지만 평소에 주민들과 소통하고 민심을 제대로 들었다면 좋았겠다. 정 의원의 지역·조직 관리가 탄탄했다면 도의원 후보들도 쉽게 떠나지 않았을 것이고, 선거도 참패하지 않았을 것이다.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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