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시자에게 시험 답안 제공?…경남개발공사 채용비리 의혹

2013년 홍준표 경남지사 관련 인사 채용 의혹
2014년 응시생 3명에 시험문제 답안 제공 의혹

경남도 지방공기업인 경남개발공사가 최근 잇단 인사비리 의혹에 휩싸였다.

경남도 지방공기업인 경남개발공사의 채용비리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고 있다.

경남시민주권연합은 25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개발공사가 2014년 12월 정규직 3명을 뽑으면서, 미리 합격자를 정해두고 이들에게 필기시험 답안을 전달한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익명의 내부제보자로부터 이런 내용을 제보받았으나, 직접 확인할 방법이 없어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남도가 철저히 감사하지 않는다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덧붙였다.

경남시민주권연합의 주장을 정리하면, 경남개발공사는 2014년 12월10일 ‘2015년 상반기 경력 및 신입사원 직원채용 공고’를 냈다. 시험은 영어·전공 등 필기와 면접으로 이뤄졌다. 당시 경남개발공사는 정규직 3명을 채용했는데, 인사부서 책임자가 필기시험 답안을 빼내 이들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합격자들은 모두 홍준표 당시 경남지사의 최측근 인사와 관련된 사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개발공사는 앞서 2013년 12월에도 신규직원을 채용하며 미리 정해둔 특정인들을 뽑기 위해, 필기시험을 없애고 대신 논술시험을 쳤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당시 경남개발공사는 정규직 6명과 비정규직 2명을 뽑았는데, 정규직 모두 홍준표 당시 경남지사의 외곽 지원조직인 ㄷ산악회와 관련된 사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는 지난해 11월과 12월 2차례에 걸쳐 행정안전부와 합동으로 ‘지방공공기관 채용비리 특별감사’를 벌여, 경남개발공사가 2013년 12월 시험과목을 임의변경한 사실을 적발하고 관련 직원 2명을 감봉·훈계 등 경징계했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인사비리 의혹에 대해선 적발하지 못했다.

정시식 경남시민주권연합 상임대표는 25일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개발공사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경남도 감사관실은 “조사계장 등 5명으로 감사반을 긴급히 편성해 경남개발공사 채용비리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인사비리 의혹이 제기된 내용을 중점적으로 하되, 인사 전반을 조사대상으로 삼고 있다. 아직 확인된 내용은 없으나, 철저히 조사해 적절히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정시식 경남시민주권연합 상임대표는 “경남개발공사 사장과 경남도 감사관은 모두 경남도지사가 임명한 사람이다. 경남도 감사관실이 경남개발공사 인사비리를 제대로 조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불신감을 나타냈다.

경남개발공사는 지방자치법, 지방공기업법, 경남개발공사설치조례 등에 따라 1997년 설립된 경남도 지방공기업이다. 경남도지사의 최측근 인사가 잇따라 사장에 임명되는 등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글·사진 최상원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