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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경남도교육감 “4년 뒤 임기 마치면 선거 안 나가겠다”

등록 2018-06-26 15:58수정 2018-06-26 22:15

“좋은 사람에게 넘겨주는 것도 교육 발전”
“학생 중심 수업혁신 해야 미래교육 가능”
경남도·도의회 등 기관과 관계 개선 기대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앞으로 4년 뒤 임기를 마치면 선출직에 나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남도교육청 제공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은 “앞으로 4년 뒤 임기를 마치면 선출직에 나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경남도교육청 제공
“앞으로 4년 임기를 마치면 정치 근처에도 안 가겠습니다. 아예 선출직으로 안 가겠습니다.”

4명이 겨룬 경남도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박종훈(57) 경남도교육감은 48.39%의 월등한 득표율을 기록하며 재선에 성공했다. 경남의 역대 교육감 선거에서 현역이 재선에 성공하기는 처음이다. 그런데도 박 교육감은 26일 “다가오는 4년 임기를 마치면 교육감 3선에 도전하지 않는 것은 물론 아예 선출직에 나가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나만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만이다. 좋은 사람을 찾아서 넘겨주는 것도 교육 발전이다. 4년 뒤면 내가 62살이 된다. 교원 정년과 맞아 떨어진다. 그때까지 좌고우면하지 않고 오로지 아이들만 바라보겠다. 혹시라도 중간에 내 마음이 변할까 봐 대못을 박아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육감은 “미래교육의 초석을 제대로 놓겠다”며 앞으로 4년간 자신이 할 일을 소개했다. 그는 “누구도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빠른 속도로 바뀔 것은 안다. 변화의 속도는 갈수록 빨라질 것이다. 미래교육은 빠른 변화에 적응하고 협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래교육은 수업혁신을 통해 가능하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은 강의 중심이 아닌 아이들의 적극적 참여를 끌어내야 한다. 선생님은 지식 장사가 아니고, 동기부여자이면서 수업을 이끌어가는 사람이어야 한다. 가르침 중심이 아닌 배움 중심, 토론과 질문이 살아있는, 잠자는 아이들이 없는 수업을 해야 한다. 경남에선 이미 선생님들이 300개 이상 동아리를 가동하면서 수업혁신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교육감은 수업혁신의 구체적 도구로 ‘미래교육테마파크’와 ‘수학문화관’을 제시했다. 그는 “도내 접근성 좋은 곳에 미래교육테마파크를 세울 계획이다. 미래교육의 초석을 다지는 핵심 공간으로서, 미래형 스마트 교실과 연동될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학생인권조례 제정이 필요하다. 뭔가에 의해서 눌려있는 학교 분위기를 깨지 않으면 학생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3월 전국 최초로 창원에 수학문화관을 열었고, 6개 권역별 수학체험센터를 설치했다. 수학 공부를 포기한 학생을 일컫는 ‘수포자’라는 말이 있을 만큼 학교 교육에서 수학의 상징적 의미는 매우 크다. 수학에 대한 인식 변화는 수업혁신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교육감은 홍준표 경남도지사 시절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홍 전 지사는 “학교는 공부하러 가는 곳이지, 밥 먹으러 가는 곳이 아니다” “감사 없는 예산 없다” 등의 말을 하며, 학교 급식비 지원을 중단했다. ‘경남발 무상급식 중단사태’도 일어났다. 자유한국당 도의원들이 장악한 경남도의회는 오로지 홍 전 지사의 눈치만 살폈다.

6·13 지방선거를 통해 도지사와 의회 등 경남의 정치권력은 180도 바뀌었다. 박 교육감은 “예산이 걸린 문제라 낙관만 할 수 없겠지만, 예전보다야 좋아지지 않겠느냐”며 기관 간 관계 개선을 기대했다.

박 교육감은 “교육을 제대로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는 도지사가 절실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당선자는 후보 시절 나에게 무엇을 도와주면 되겠는지 물었고, 내가 보낸 자료를 교육 관련 공약에 반영했다. 이른 시일 안에 도지사 당선자를 학교 급식소에 모셔서 함께 식사하며 학교 문제에 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교육행정협의회를 적극적으로 가동해 기관 간 협조체계를 강화하고, 경남도에 파견하는 교육협력관도 외부공모를 통해 전문가를 보내겠다”고 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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