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 상근 활동가 출신 박민성(43) 부산시의원 당선자. 초선의원 오리엔테이션이 열린 부산시의회에서 만난 그는 “시민사회와 시의회의 소통이 잘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6·13 지방선거 부산시의원 지역구 당선자 42명 가운데 다른 직업 없이 시민사회단체에 온전히 몸담아 활동한 이는 박민성(43) 당선자가 유일하다. 그는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를 시작으로 선거 출마 직전까지 17년 동안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하며 복지 사각에 놓인 사회적 약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을 했다. 2006년부터 사회복지연대 사무국장과 사무처장을 맡았고 2013년엔 사회복지법인 ‘우리마을’ 창립 실무를 맡았다. 뒤늦게 세상에 알려진 부산 형제복지원 인권유린 문제의 진상을 알리기 위해 7년 전부터 피해자 증언과 증거 수집활동도 했다.
지난 25일 초선의원 당선자 오리엔테이션 때문에 부산시의회를 찾은 그는 평소처럼 수수한 복장으로 나타났다. 그는 “그동안 시의회가 사회적 약자에 소홀했다. 소외된 이웃의 눈물을 닦아주려는 시민사회의 건강한 목소리를 잘 대변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4년 전 지방선거에 처음 출마했다. 부산시의회가 형제복지원 인권유린 문제와 고독사, 각종 비리에 눈감는 모습을 보면서 안 되겠다 싶어 출마를 결심했다고 한다. 하지만 기존 보수정치의 벽은 높았다. 당시 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도 출마를 꺼렸던 동래구 제1선거구(명륜·복산·수민동)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41%를 얻었지만 새누리당 후보에게 17%포인트 차로 졌다. 이번엔 같은 지역구에 민주당 후보로 나서 56%를 득표하며 3선을 노리던 자유한국당 후보를 13%포인트 차로 이겼다.
그는 “이젠 시의원이 됐으니 권한을 쥔 활동가라고 생각한다. 형제복지원 인권유린 등 그동안 부산시와 시의회에 제기했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결정을 내리는 사람을 만나서 설득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달 2일 출범하는 8대 부산시의회의 전체 의원 47명 가운데 초선의원이 38명(80.8%)이나 된다. 그는 “지금까지 시의회가 시민 편에서 시정을 견제하며 제대로 활동하지 못했다. 초선 의원들이 일 처리 방식은 서툴지 몰라도 의욕만큼은 강해 더 열심히 잘할 것이다. 서툰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사진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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