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러시아 사할린에서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 한인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관 착공식이 열렸다. 부산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제공
일제 강점기에 러시아 사할린에 강제로 끌려갔다가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무덤마저 방치된 교포를 기리는 추모관이 3년 만에 완공된다.
부산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다음달 30일 오후 4시30분 사할린주의 주도인 유즈노사할린스크시 안 록산원 농장에서 ‘일제 강점기 사할린 징용 한인 희생자 추모관’ 준공식을 연다”고 5일 밝혔다. 건축면적 528㎡ 추모관에는 사할린에 끌려가서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숨진 7000여명의 이름을 새긴 위패가 모셔진다.
당시 대부분 총각이었던 7000여명은 고국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다가 하나둘 세상을 떠났다. 가족이 없다 보니 이들의 무덤은 산과 공동묘역 등에 방치됐다. 부산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무연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유즈노사할린스크시 제1공동묘역 안에 2015년 8월 합동추모비를 만들어 해마다 사할린 교포와 함께 추념식을 열고 있다. 현덕수 사할린 한국한인회 회장이 록산원 농장 안에 추모관 터를 내줬고 부산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위패 모금운동을 벌였다. 사할린 교포는 일제가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빼앗은 1905년부터 1945년까지 남사할린에 끌려가 탄광과 군수공장에서 일했다. 40년 동안 5만여명이 이곳으로 끌려갔고 일부는 일본 규슈로 다시 끌려갔다고 한다. 1994년 한·일 정부가 뒤늦게 사할린 교포의 시범 송환에 합의했고 1997~2015년 1세대 중 3000여명만 남한으로 돌아왔다.
부산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13일까지 사할린 징용 한인 희생자 추모관 준공식에 참가할 100명을 모집한다. 추모관 준공식 다음날 사할린 교포가 귀국선을 기다렸던 코르사코프 항구와 한인 징용자들이 강제 노역을 했던 브이코프 탄광 등을 둘러보고 9월1일 돌아오는 일정이다. (051)442-6320.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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