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 대구 북구의원들이 자유한국당 구의원들의 의장단 독식에 반발해 북구의회 앞에서 한국당 구의원들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유병철 북구의원 제공
대구·경북 자유한국당 기초의원들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해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대구·경북 기초의회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 곳이 많지만 한국당 기초의원들이 상임위원장 한 자리도 민주당에 내주지 않고 있다.
대구 중구의회는 지난 6일 임시회를 열어 한국당의 오상석 의원을 의장, 권경숙 의원을 부의장으로 선출했다. 상임위원장 두 자리 중 한 자리도 한국당이 차지했고, 나머지 한 자리만 민주당에 양보했다. 중구의회는 민주당 3명, 한국당 4명 등 7명의 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남구의회도 지난 5일 임시회를 열어 한국당의 홍대환 의원을 의장, 이정숙 의원을 부의장으로 뽑았다. 상임위원장 세 자리도 한국당이 독차지했다. 남구의회는 민주당 3명, 한국당 5명 등 8명의 의원으로 구성됐다.
달성군의회도 지난 5일 임시회를 열어 한국당의 최상국 의원을 의장, 서도원 의원을 부의장으로 선출했다. 달성군의회는 민주당 4명, 한국당 6명 등 10명의 의원으로 구성돼 있다. 북구의회도 지난 5일 임시회를 열어 한국당의 이정열 의원을 의장, 신경희 의원을 부의장으로 뽑았다. 민주당 의원들이 이에 반발해 퇴장했지만, 다음날 한국당 의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상임위원장 네 자리 중 두 자리를 차지했다. 북구의회는 민주당 9명, 한국당 11명 등 20명의 의원으로 구성됐다.
민주당 의원이 많이 뽑힌 경북 기초의회도 상황은 비슷하다. 칠곡군의회(민주당 4명·한국당 6명)는 지난 2일 임시회를 열어 한국당의 이재호 의원을 의장, 한향숙 의원을 부의장으로 선출했다. 구미시의회(민주당 9명·한국당 12명·무소속 1명)도 지난 2일 한국당의 김태근 의원을 의장, 김재상 의원을 부의장으로 뽑았다. 이어 4일 상임위원장 세 자리도 모두 한국당 시의원들로 채웠다. 포항시의회(민주당 10명·한국당 19명·무소속 3명)도 지난 4일 임시회를 열어 한국당의 서재원 의원을 의장, 한진욱 의원을 부의장으로 선출했다. 주해남 민주당 포항시의원은 “상임위원장 두 석만이라도 민주당에 배정해 달라고 한국당에 요구했는데 들어주지 않았다.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을 모두 한 정당이 독식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반면, 대구와 경북에서 유일하게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한 대구 수성구의회는 민주당과 한국당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자리를 절반씩 사이좋게 나눠가졌다. 수성구의회는 지난 5일 임시회를 열어 민주당 김희섭 의원을 의장, 한국당 최진태 의원을 부의장으로 뽑았다. 수성구의회는 다음날 상임위원장 네 자리도 민주당과 한국당이 두 자리씩 맡기로 했다. 수성구의회는 민주당 10명, 한국당 9명, 정의당 1명 등 모두 20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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