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섭(가운데) 진천군수와 조병옥(송 군수 오른쪽) 음성군수, 두 지역 지방의원 등이 9일 충북도청에서 열린 소방복합치유센터 공동유치 기자회견에서 단일 후보지(혁신도시 안 음성지역)를 발표하고 협력 방침 등을 밝히고 있다. 오윤주 기자
6·13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지방 행정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충북의 중부 4군으로 불리는 음성·진천·괴산·증평이 해법을 내놨다. 해법의 열쇳말은 ‘따로 또 같이’다. 서로 경쟁하면서도, 함께 할 땐 과감하게 힘을 실어주자는 것이다.
첫 작품은 소방복합치유센터 유치다. 송기섭(진천)·조병옥(음성) 군수는 9일 충북도청에서 소방복합치유센터 후보지 단일화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 군수는 “송 진천군수 등 진천군의 대승적 결단으로 음성을 단일 후보지로 지지해줘 감사한다. 음성군민뿐 아니라 진천·증평·괴산 등 이웃 주민의 염원을 담아 반드시 소방복합치유센터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조병옥(음성)·송기섭(진천)·이차영(괴산)·홍성열(증평) 군수는 지난 3일 충북도청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소방복합치유센터를 공동유치하기로 뜻을 모은뒤, 후보지를 혁신도시 안 음성지역으로 단일화했다.
국가기관 유치 경쟁을 하던 자치단체장들이 공동유치 목소리를 낸 것은 이례적이다. 소방복합치유센터는 소방청이 2022년까지 3만㎡, 300병상 규모로 세울 소방관 치유 전문 의료기관으로, 일반 시민도 이용할 수 있다. 전국에서 62곳이 치열한 유치전을 벌여 충남 홍성, 예산, 아산 등 14곳이 1차 후보지로 뽑혔다.
충북 중부 4군은 조·이 군수가 새롭게 당선하면서 기존 송(재선)·홍(3선) 군수와 함께 ‘민주당 벨트’를 이뤘다. 이 괴산군수는 “당이 같은 데다, 공직 경험 등 많은 부분 뜻이 통한다. 관광 등 다양한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음성군수도 “충북 중부 4군에서 협력·협치·공감 행정의 새 모델(본보기)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송기섭(가운데) 진천군수와 조병옥(송 군수 오른쪽) 음성군수 등이 9일 충북도청에서 열린 소방복합치유센터 공동유치 기자회견에서 단일 후보지(혁신도시 안 음성지역)를 발표하고 협력 방안 등을 밝히고 있다. 오윤주 기자
이들은 중부 4군 행정협의회(가칭)를 꾸리는 등 지방자치단체 간 협치를 위한 조직·제도도 만들기로 했다. 송 진천군수는 “역사·지리적으로 이웃한 중부 4군의 단체장이 때론 26만 광역단체를 공동 운영한다는 마음으로 서로 협력할 것이다. 행정 협의 운영 주체·권한·역할·규정·조례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역매립장·하수시설·체육관 등 공공시설 공동 활용 구상도 내놨다. 송 군수는 “인접한 지자체가 공공시설을 공동 활용해 예산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면, 남는 예산으로 육아시설·도서관 등 복지·문화시설을 크게 늘릴 수 있다. 우물 안(지자체)을 넘어 광역(중부 4군)을 아우르는 새로운 협력 행정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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