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을지연습 기간인 8월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드론테러 및 재난 대응 종합훈련’에서 직원들이 대피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정부가 전쟁 등 국가 비상사태에 대비한 을지연습을 올해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또 내년에도 남북 관계를 고려해 한-미 연합훈련을 열지 않고 한국 단독으로 ‘을지태극연습’을 열기로 했다.
행정안전부와 국방부는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어 “올해 계획된 정부 훈련인 ‘을지연습’을 잠정 유예하기로 했다. 최근 조성된 안보 정세와 한미연합훈련의 유예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19일 한-미 군은 오는 8월 열릴 예정이던 한미연합 ‘프리덤가디언 군사연습’을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을지연습도 이에 따라 유예되는 것이다. 이런 방침은 10일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결정됐다.
또 정부는 내년부터 한-미 연합으로 열리던 ‘을지프리덤가디언연습’ 대신 한국군 단독으로 ‘을지태극연습’을 연다고 밝혔다. 정부는 “정부의 을지연습과 한국군 단독 군사연습인 태극연습을 연계해 새로운 ‘을지태극연습’을 개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브리핑에 참석한 김부겸 행안부장관은 “내년부터 실시될 ‘을지태극연습’은 외부로부터의 무력 공격과 테러, 대규모 재난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 안보 개념을 적용해 민-관-군 합동 훈련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도 한국군이 단독으로 실시하는 합동참모본부의 지휘소 훈련인 '태극연습' 시기를 연기했다. 이 자리에서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한-미 연합 프리덤가디언연습이 유예됐기 때문에 올해 6월에 계획된 태극연습을 후반기에 시행하기로 했다. 올해 태극연습은 10월 말 계획된 기동 훈련인 호국훈련과 연계해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을지연습이란, 전시나 국가 비상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국가의 대응 역량을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훈련이다. 을지연습이 실시되면 각 정부 기관들은 비상대비계획을 검토하고 전시 업무 수행 절차를 밟는다. 을지연습은 1968년 북한 무장공비의 청와대 기습으로 처음 실시된 뒤 이듬해 ‘을지연습’으로 이름을 정해 해마다 실시해왔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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