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 강북구 삼양동의 옥탑방에 ‘현장시장실’을 설치해 한달 동안 살면서 주민 의견을 듣고 강남-강북의 균형발전 방안을 구상한다. 지난 2일 3선 취임식에서 “서울시장의 힘이 가장 필요한 지역으로 시장실을 옮기겠다”고 밝힌 것을 실천한 것이다.
15일 서울시의 말을 종합하면, 서울시 자치행정과는 최근 박 시장이 한달간 현장시장실을 운영할 곳으로 서울 강북구 삼양동에 있는 9평 규모 옥탑방을 계약했고 박 시장에게 보고할 계획이다. 박 시장의 결재가 끝나면 입주 날짜를 정해 시장실을 한달 동안 옮길 예정이다. 박 시장은 이곳을 집무실과 숙소로 사용하면서 인근 주민 모임에 찾아가 대화하는 등 시민들의 현장 의견을 들을 계획이다. 박 시장은 주말에도 이곳에서 머물 예정이다. 필요한 경우에만 서울시청을 방문할 참이다. 입주 시기는 서울시의회 임시회가 끝나는 19일 직후 주말이나 그다음 주 초가 될 전망이다.
서울시가 현장시장실로 강북구 삼양동을 선택한 이유는, 이곳의 주거 환경이 좋지 않고 복지 수요가 커서 박 시장이 직접 주민 의견을 들으면서 강남-강북의 균형발전을 구상하기 좋다고 봤기 때문이다. 삼양동은 언덕 지역에 단독과 다세대, 연립 주택이 많이 들어선 곳으로 기반시설이 부족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박 시장의 현장시장실 운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박 시장은 2012년 11월 은평구 뉴타운 아파트에 600채 이상의 미분양이 발생하자 직접 이 아파트에 입주해 9일 동안 현장시장실을 운영했다. 그러자 두달 만인 2013년 1월 모든 미분양 아파트가 분양됐다.
2012년 11월 서울 은평뉴타운 분양상담소의 모습. 에스에이치공사 제공
앞서 박 시장은 지난 2일 3선 취임식에서 현장시장실 운영을 다시 한번 이어갈 계획을 밝혔다. 박 시장은 “책상머리에서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어도 절박한 시민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역부족이다. 먼저 강북에서부터 시민들과 기거하며 동고동락하겠다. 현장 출퇴근은 물론이고 지역 주민과 숙식을 함께 하며 시민들의 삶을 살피겠다”고 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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