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상인 1호로 선정된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인왕시장 ‘달래상회’ 김창선씨. 사진 서울시 제공
16일 서울시는 13만명 서울 전통시장 상인들의 롤모델 ‘서울상인 1호’로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인왕시장에서 나물을 파는 ‘달래상회’ 김창선(52)씨를 선정했다. 서울시는 상인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통상인의 롤모델을 뽑는 ‘서울상인’을 올해 처음 선정했다. 상인회나 시장 이용 시민에게서 추천을 받은 뒤 서류 심사와 현장 확인, 평가, 심사를 거쳐 선정했다.
김씨는 25년 전 처음 좌판에서 채소를 파는 노점일을 시작했다. 이후 어머니의 노점을 물려받아 올해까지 17년 동안 달래상회를 운영해왔다. 간판이 없는 노점에서 주로 나물 종류를 팔다보니 사람들이 ‘달래야’라고 불렀고, 그게 ‘달래상회’가 됐다.
서울상인 1호로 선정된 서울 은평구 홍제동 인왕시장 ‘달래상회’ 김창선씨. 사진 서울시 제공
김씨는 봄이 되면 지리산에서 가까운 경남 하동, 전남 순천서부터 강원도 영월, 경북 의성, 충남 서산 등지를 다니며 직접 품질 좋은 봄나물을 사온다. 대형 트럭에 취나물, 냉이, 달래, 두릅, 가죽순 같은 봄나물을 한가득 사와 서울의 단골 고객들에게 저렴하게 판다. 김씨는 “아내와 함께 경남 하동 화개장터에 놀러갔다가 싱싱한 봄나물이 많은 걸 보고 나물 산지들을 다니게 됐다”며 “서울의 중간 유통 상인을 거치는 것보다 더 저렴하고 직접 물건을 확인하고 사오니 믿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상인 1호로 선정된 서울 은평구 홍제동 인왕시장 ‘달래상회’ 김창선씨. 사진 서울시 제공
그는 “장사할 땐 자식도 믿지 말라”는 어머니의 말씀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 김씨는 “장사를 배우던 초기에 도매업자가 ‘싸니까 가져가라’고 해서 사오면 썩은 것이 많았다. 물건을 볼 줄 몰라서 품질이 좋지 않은 채소를 한 차 사오면 손해가 어마어마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물건을 보는 눈과 소신이 있어야 실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상인’으로 선정되면 공인 간판을 달 수 있고, 다른 상인들을 대상으로 강연과 멘토링을 한다. 김씨는 “주변에 부지런하게 장사하시는 분이 많은데 제가 감히 ‘서울상인’이 된 게 부끄럽다”면서도 “장사는 장기적으로 손님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 가게를 찾아주는 분들의 마음을 사는 게 중요하다”고 자신의 비법을 말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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