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시험 2개 과목 문제지 촬영한 뒤 시험 치러
교사 연구실 비밀번호 유출 과정 등 여전히 의문
교사 연구실 비밀번호 유출 과정 등 여전히 의문
부산의 특목고 3학년생 두 명이 기말시험 문제지를 빼냈다가 퇴학당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6일 부산시 교육청의 말을 들어보면, 특목고인 ㅂ고 3학년생 두 명은 지난 6월 말 수업이 끝나고 <정보과학>, <화법과 작문> 등 2개 과목의 교사연구실에 몰래 들어가 캐비닛에 있던 2개 과목의 시험지를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휴대전화로 촬영한 시험지를 서로 공유한 뒤 기말시험 기간인 3일과 4일 각각 두 과목의 시험을 치렀다.
이들의 범행은 지난 5일 들통났다. 이 학교 교사가 공용 컴퓨터실에서 로그아웃 돼있지 않은 ㄱ군의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 화면에서 기말고사 시험지 사진을 발견한 것이다.
학교 쪽은 폐회로텔레비전을 통해 학생들이 교사 연구실로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했고 자백을 받아냈다. 이어 징계위원회를 열어서 11일 두 명을 퇴학 처분했다. 학교 쪽은 나머지 과목의 시험은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두 과목의 시험만 재시험을 치르도록 했다. 이에 따라 3학년 학생들은 16일 두 과목의 시험을 다시 쳤다.
그러나 시험 문제지 유출을 둘러싼 의혹은 계속되고 있다. 먼저 학생들이 어떻게 2개의 교사 연구실 비밀번호를 알았는가 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2개의 교사 연구실 비밀번호를 알았다면 다른 교사 연구실의 비밀번호도 알았을 수 있다. 이 경우 이번 기말시험뿐 아니라 이전 시험에서도 문제지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
부산시 교육청은 장학사 두 명을 이 학교에 보내 공모자는 없는지, 다른 과목의 시험지가 유출되지 않았는지 조사하고 있다. 부산시 교육청 관계자는 “특목고에선 1개 문제에 따라 내신 등급이 달라질 수 있다. 비밀번호 유출 경위 등을 정확히 밝혀내기 위해 필요하다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