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의창구 도계동 하남천, 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 삼호천, 창원시 진해구 경화동 경화2가천(왼쪽부터)으로 오수를 유출하는 관로. ‘마산만 특별관리해역 민관산학협의회’ 제공
경남 창원에서 오폐수를 걸러내지 않고 마산만으로 그대로 흘려보내 바다를 오염시키는 관로 427개를 시민단체들이 힘을 모아 찾아냈다. 마산만은 특별관리해역·연안오염총량관리지역 등으로 겹겹이 지정돼 관리받고 있지만, 오폐수를 흘려보내는 오염원을 차단하지 못하면 마산만을 되살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경남 창원지역 시민환경단체로 이뤄진 창원물생명시민연대는 17일 ‘2018 하천 오염원조사 결과보고회’를 열었다. 앞서 지난 4월20일부터 지난달 10일까지 마산기독교청년회, 마산기독교여성청년회,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창원기독교청년회, 한국생태환경연구소, 마산만 특별관리해역 민관산학협의회 등 6개 단체는 마산만으로 흘러가는 창원지역 하천 36개의 오염원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오폐수를 하천으로 그대로 흘려보내는 관로 323개와 용도가 불분명한 관로 104개를 발견했다. 조사 대상 하천 중 가장 심각한 곳은 창원시 의창구 도계동의 하남천으로, 오폐수 관로 26개가 발견됐다. 지역별로는 경화3가천, 구이동천, 병안천 등이 흐르는 창원시 진해구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천 곳곳이 복개돼, 지상 부분이 도로나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어, 오염원을 파악하기 어려우며 정화·개선 작업도 곤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성진 ‘마산만 특별관리해역 민관산학협의회’ 사무국장은 “창원의 옛 마산이나 옛 진해 등 구도심 지역에는 아직도 정화조를 사용하는 시설이 많다. 이들 시설에서 발생하는 오폐수는 대부분 공공하수처리시설에서 정화되지 않고, 정화조만 거친 뒤 곧바로 하천으로 흘러들어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 특히 복개천이 많은 옛 진해 지역의 문제가 심각했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로 두 번째 조사를 했는데, 진해 여좌천과 마산 산호천 등은 지난해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는데 다행히 1년 사이 많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창원물생명시민연대는 해마다 창원지역 하천의 오폐수 유입지점을 조사해 ‘하천 오염원 지도’를 만드는 등 마산만 수질개선을 위한 하천 통합관리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마산만은 1970년대 초반까지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라고 했던 가곡 <가고파>의 가사처럼 맑고 푸른 바다로 유명했다. 하지만 급격한 산업화, 인구 증가, 잇따른 매립 등으로 오염돼 75년 가포해수욕장의 수영이 금지됐고, 79년 어패류 채취가 금지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82년 마산만의 바다 부분을 특별관리해역으로 지정했고, 2000년에는 마산만을 둘러싼 육지 부분까지 특별관리해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또 2004년 마산만 기본관리계획을 세워, 2007년부터 연안오염총량관리를 하고 있다.
최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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