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가 추락해 탑승자 6명 가운데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한 경북 포항 군부대 입구. 연합뉴스
경북 포항에서 시험 비행을 하던 군 헬기가 추락해 장병 5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해병대사령부는 17일 오후 4시45분께 포항시 남구 해군 제6항공전단 안 비행장 유도로에서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MUH-1)이 추락했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헬기에 타고 있던 정조종사 김아무개(45) 중령, 부조종사 노아무개(36) 소령, 정비사 김아무개(26) 중사, 승무원 김아무개(21) 하사와 박아무개(20) 상병이 숨졌다. 또 정비사 김아무개(42) 상사가 크게 다쳐 울산대학교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헬기는 이날 정비를 마치고 시험 비행을 하기 위해 이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지상 10m 높이에서 추락했다. 헬기가 추락한 뒤 바로 불이 나면서 인명 피해가 커졌다. 해군 소방대는 이날 오후 5시께 불을 껐으나 6명의 탑승자 대부분이 숨지거나 다친 뒤였다. 불길이 거세 불을 끄던 소방대원 1명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헬기는 지난 1월10일 경북 포항 해병대 1사단 항공대에서 해병대가 인수한 마린온 1·2호기 중 2호기로 도입된 지 불과 6개월 만에 추락했다.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은 정부가 1조원 이상을 투자해 개발한 첫 첨단 국산 헬기 수리온(KUH-1)의 개량 모델이다. 해병대의 한 관계자는 “추락한 헬기가 지금까지 얼마나, 어떻게 비행했는지는 군사 기밀이라 밝힐 수 없다. 다만 도입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총 비행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고 밝혔다.
사고가 난 군부대 비행장은 해군 제6항공전단과 민간 항공기가 같이 사용하는 포항공항 안에 있다. 해병대 1사단장과 해군 6항공전단장 등 해병대와 해군 관계자들은 이날 밤늦게까지 사고 현장 둘레에 검은 가림막을 치고 현장을 수습했다. 군은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정확한 사고 원인과 경과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김일우 기자,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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