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이재명 경기지사가 가슴에 명찰을 달고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도 제공
“경기도지사 이재명”
18일 오후 경기도청 경기지사 집무실에서 경기도의회 송한준 의장과 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염종현 대표의원 등 도의회 대표단을 만난 이재명 경기지사의 왼쪽 가슴에 하얀 명찰이 눈에 띄었다.
경기도 공무원 명찰 패용을 놓고 도청 공무원 노조가 반발하는 가운데 이 지사가 이날 직접 자신부터 명찰을 달고 공식 석상에 처음 나선 것이다. 이 지사가 패용한 명찰은 아크릴 재질로 가로 6㎝, 세로 2.2㎝ 크기다. 개당 제작가는 4천원으로 탈부착이 편하도록 자석식으로 만들어졌다.
이 지사는 지난 12일 <인천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기도정에서 먼저 바뀌어야 하는 것은 ‘기본과 원칙’”이라며 ‘전 직원 명찰 패용’과 ‘점심시간 준수’를 예로 들었다. 이 지사는 “근본적 변화는 기본에서 시작하는데 토대를 튼튼하게, 제대로 바꿔놔야 정책과제들도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다”며 “사소해 보이는 명찰 문제도 공직자의 시각이 아니라 주권자의 시각으로 봐야 한다. 자기가 누군지 투명하게 드러나면 조심하고 겸손하고 책임지는 자세가 나온다. 그래서 자신의 명찰도 준비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반면, 이날 경기도청공무원노조 관계자는 “공무원증을 목에 걸고 왼쪽 가슴에 또 명찰을 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게 공무원들 시각이다. 현재 공무원증에 있는 이름을 (민원인들이 잘 볼 수 있도록) 좀 더 크게 하자는 의견 정도가 있다”고 말했다.
18일 이재명 경기지사가 경기도의회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 가슴에 명찰을 달고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도 제공
앞서 경기도청 공무원 노조 등 경기도 3개 공무원 노조는 지난 13일 공동성명을 내어 “명찰 패용 문제는 이 지사의 직원들과 공감대 형성과 시행 방법론에 대한 사전 소통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강행한 것”이라며 직원들과 수평적 소통을 하는 리더십을 보여 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경기도청 총무과는 이에 다음 주부터 도청 전 공무원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하기로 했다. 총무과 관계자는 “지사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도록 밝힌 만큼 기존 공무원증을 활용하거나 명찰을 달거나 하는 등 4가지 대안 정도를 가지고 다음 주부터 열흘 정도 여론을 수렴해 최종안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