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 기간 큰 논란이 된 ‘이재명-김부선 스캔들 의혹’과 관련해, 방송인 김어준씨가 24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경찰서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김씨는 2010년 김부선씨와 인터뷰하면서 이재명 지사로 추정되는 사람과의 염문을 처음으로 기사화한 장본인이다.
김씨는 이날 오전 11시20분께 분당경찰서에서 나와 기자들에게 “아는 대로 조사에 임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자들이 “배우 김씨가 언급한 남자가 이재명 지사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구체적인 내용은 조사에서 밝히겠다. 알고 있는 한도 내에서 있는 그대로 조사에 임하겠다”라는 말을 반복한 뒤 경찰서로 들어갔다. 이날 오후 4시쯤 5시간에 가까운 조사를 마친 김씨는 취재진에게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고 짧게 답한 뒤 자신의 차에 올라 경찰서를 빠져나갔다.
2010년 배우 김부선씨는 김어준씨와의 <한겨레> 인터뷰에서 “대선 직전 만난 ‘변호사 출신의 피부 깨끗한’ 한 정치인과의 인연이 있었다. 총각이라는데 그 인생 스토리가 참 짠하더라고. 인천 앞바다에서 연인들처럼 사진 찍고 지가 내 가방 메주고 그러면서 데이트했지. 어머, 대선 (때문에) 안 바쁘세요, 하니까 하나도 안 바쁘대. 그러고서는 같이 잤지 뭐”라고 밝혔다. 이어 배우 김씨는 이 정치인의 실명을 공개하지 않은 채 “그 남자가 지난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그저 말하지 않고선 억울해 견딜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경찰은 또 이 사건과 연관된 <시사인> 주진우 기자도 25일 오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주 기사는 2016년 배우 김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에 대한 사과문을 대필한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18일 공지영 작가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4시간20여분 동안 조사했다.
김씨와 주씨는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이재명-김부선 스캔들’을 폭로한 김영환 당시 바른미래당 경기지사 후보로부터 관련 내용을 ‘잘 아는 인물들’로 지목됐다. 바른미래당 특위는 지난달 10일 “지방선거 방송토론 등에서 배우 김부선씨를 농락한 사실을 부인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등을 위반했다”며 이 지사를 고발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중요 참고인인 이들 3명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는 대로 사건 당사자인 배우 김씨와 이 지사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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